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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승호 감독 "김광현 신경 안쓴다" 왜?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9-20 22:29


롯데 양승호 감독. 스포츠조선DB

롯데 양승호 감독은 20일 부산 SK전 직전 의외의 발언을 했다.

'SK 김광현의 복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2위 싸움의 최대변수인 이번 3연전은 시즌 막판 최고의 빅게임이다. 거기다 SK 김광현의 컴백이라는 대형 이슈까지 걸려 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김광현이 롯데와의 주중 3연전에 복귀한다. 중간계투로 내세울 것"이라고 일찌감치 공표했었다. 절체절명의 롯데전에 맞춰 에이스 김광현을 불러올린 것은 이 감독대행에겐 회심의 카드였다.

그런데 막상 상대팀인 양 감독은 김광현의 컴백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 그러면서 "복귀하는 김광현의 컨디션이 완벽하다곤 볼 수 없다"고 이유를 말했다.

양 감독이 왜 김광현의 존재를 애써 무시했을까. 당연히 이유가 있다. 여기에는 교묘한 심리전이 숨어있다.

SK 입장에서는 김광현의 복귀를 너무나 중요한 롯데전에 맞춘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컨디션을 많이 회복한 김광현이 등판하면서 실제적인 팀 전력이 업그레이드된다는 측면이 있다. 또 하나는 중요한 순간 김광현이 복귀하면서 미치는 선수단의 파급력이다. 부상자가 많아 악전고투하고 있는 SK 선수단에 에이스의 복귀는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 또 김광현의 등장이 상대 롯데에 대한 압박용 카드도 될 수 있다. 이런 심리적인 영향은 SK 전력의 실제적인 업그레이드보다 더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같은 효과에 대해 양 감독은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때문에 애써 김광현의 복귀 효과를 무시하면서 선수단에게 악영향을 줄 지도 모를 부담을 먼저 털어버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롯데 타선이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김광현을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선수단에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의미.


이런 복합적인 의미 때문에 양 감독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신경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

이날 김광현은 팀이 3-5로 뒤진 8회 구원등판했다. 89일 만의 1군무대 컴백. 5명의 타자를 맞아 22개의 볼을 던졌다. 안타 1개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긴 했다. 최고 시속 148km의 직구는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아직 2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제구력은 불안했다. 전반적으로 볼이 높았다. 공백의 후유증은 속이지 못했다.

첫 날 양 감독의 '김광현 무시하기' 작전은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남은 2경기에서도 김광현의 행보는 예의 주시해야 할 사항이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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