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예열'치고는 길어도 너무 길다.
최희섭은 팀이 치른 126경기 중 절반에 불과한 6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 중에 1, 2타석만 소화하고 빠진 10경기마저 제외하면 정상적인 선발 출전 경기는 60경기가 채 안된다. 이유는 끊임없이 문제가 생겼던 몸상태에서 찾을 수 있다. 시즌 내내 허리디스크 증세를 안고 있었고, 시즌 후반에는 발가락 미세골절까지 당했다. 지난 15일에는 심한 감기몸살로 인해 1군에서 제외됐다. 사실, 아프면 뛰기 힘든 게 사실이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 쉰 것은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현재 프로야구 선수중 크고 작은 부상을 겪지 않은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물론, 개개인이 느끼는 통증의 정도나 이로 인한 컨디션의 저하 정도를 일괄적으로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어떤 선수는 제법 큰 부상을 입고도 출전을 강행하는가 하면, 또 어떤 선수는 그리 큰 부상이 아닌 것 같아도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팀을 위해서 뛴다는 자세를 가진 선수는 많다.
최희섭은 올해 초 팀의 주장을 맡은 적도 있고, 연봉(4억원)도 이범호와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이 받는 스타다. 그만큼 팀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줘야 하는 위치다. KIA관계자는 "최희섭은 몸상태가 안좋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몸으로 출전하는 게 팀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마음도 헤아릴 수 없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결장이 너무 장기화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즌 종료가 임박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주포 최희섭의 존재감을 확인하고픈 것이 KIA 팬들의 바람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