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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IA 최희섭의 미스테리, 대체 왜 못나오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9-20 15:14


KIA 최희섭이 지난 8월18일 광주 롯데전에서 9회말 1사 1루 때 대타로 나와 삼진을 당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예열'치고는 길어도 너무 길다.

20일 현재 KIA는 67승59패로 리그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은 일정은 단 7경기. 2위 탈환의 희망은 극히 희박해졌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가 없는 시간에도 훈련에 매진 중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팬에 대한 예의고, 장기적으로는 포스트시즌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 속에 중요한 핵심요소 하나가 빠져있다. 바로 '4번 타자 최희섭'의 부재다. 이로 인해 KIA는 시즌 막판 결정적인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KIA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최희섭의 부재로 인해) 좀처럼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안타까워한다. 최희섭은 시즌을 통틀어 경기에 나서는 날보다 벤치 혹은 재활군에서 쉬는 일이 잦았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최희섭은 팀이 치른 126경기 중 절반에 불과한 6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 중에 1, 2타석만 소화하고 빠진 10경기마저 제외하면 정상적인 선발 출전 경기는 60경기가 채 안된다. 이유는 끊임없이 문제가 생겼던 몸상태에서 찾을 수 있다. 시즌 내내 허리디스크 증세를 안고 있었고, 시즌 후반에는 발가락 미세골절까지 당했다. 지난 15일에는 심한 감기몸살로 인해 1군에서 제외됐다. 사실, 아프면 뛰기 힘든 게 사실이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 쉰 것은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현재 프로야구 선수중 크고 작은 부상을 겪지 않은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물론, 개개인이 느끼는 통증의 정도나 이로 인한 컨디션의 저하 정도를 일괄적으로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어떤 선수는 제법 큰 부상을 입고도 출전을 강행하는가 하면, 또 어떤 선수는 그리 큰 부상이 아닌 것 같아도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팀을 위해서 뛴다는 자세를 가진 선수는 많다.

최희섭은 올해 초 팀의 주장을 맡은 적도 있고, 연봉(4억원)도 이범호와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이 받는 스타다. 그만큼 팀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줘야 하는 위치다. KIA관계자는 "최희섭은 몸상태가 안좋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몸으로 출전하는 게 팀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마음도 헤아릴 수 없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결장이 너무 장기화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즌 종료가 임박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주포 최희섭의 존재감을 확인하고픈 것이 KIA 팬들의 바람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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