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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했다. 결과는 LG에게 3년 만의 용병 10승을 안겼다.
1사 만루 위기. 주키치는 다음 타자 김민성을 상대로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배워 재미를 보고 있는 서클체인지업을 꺼내들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온 공에 어김없이 방망이가 나갔다. 하지만 122㎞짜리 느린 공은 제대로 타이밍을 뺏어냈다. 유격수 앞 병살타.
구종을 다양화하니 수싸움이 편해졌다. 날카로운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위력도 배가됐다. 그리고 3회 2사 1,3루 위기와 5회 1사 2루 위기도 넘겼다. 6회에도 무사 1,2루에서 강정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해냈다. 특히 강정호와 상대할 때 한 차례 볼 판정에 불만을 보이기도 했지만, 금세 평온을 찾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에 머물렀지만, 경기가 진행될 수록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컷패스트볼과 좌타자 바깥쪽으로 들어가는 서클체인지업이 먹혀 들어갔다. 마무리 송신영이 9회를 막고 주키치와 팀의 2대0 승리를 지켰다.
한편, 주키치는 이날 승리로 2008년 옥스프링(10승10패) 이후 3년 만에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LG 용병 투수가 됐다. 그는 강속구 투수 리즈와 함께 모처럼 잘 뽑은 용병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에서도 일찌감치 주키치에게 재계약 의사를 보였다.
주키치는 경기가 끝난 뒤 "10승을 했다는 의미도 크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다. 11승, 12승을 올리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내 뒤에 훌륭한 마무리 투수가 있었기에 완봉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반드시 LG에서 뛰고 싶다"며 재계약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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