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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현진 "유소연과 장타대결 내가 해볼까?"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9-20 14:16


한화 류현진. 스포츠조선 DB


"내가 나갈걸…."

프로야구 최고 에이스 류현진(24·한화)이 흥미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소속팀 동료 용병 카림 가르시아(36)의 '복수(?)'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복수' 대상은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US오픈(7월)을 석권한 프로골퍼 유소연(21·한화골프단)이다.

가르시아는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리조트에서 유소연과 이색 성대결 이벤트를 펼쳤다.

한화 구단이 올해 신설된 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사상 최초의 야구-골프선수 장타대결을 마련한 것이었다.

야구판에서 유명한 홈런타자로 장타 능력이 뛰어난 가르시아와 여자프로골프 최고 권위 대회의 챔피언에 오른 유소연의 대결은 개최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가르시아의 완패였다. 3차례씩 시도한 드라이버 샷에서 가르시아는 모두 310야드의 괴력적인 비거리를 자랑했지만 죄다 OB(아웃오브바운즈)를 내는 바람에 0m를 기록했다. 반면 유소연은 페어웨이에 정교하게 안착시키는 최장 252야드의 샷으로 골프는 힘보다 정확도가 생명이라는 진리는 일깨워줬다. 승패를 떠나 흥미로운 이벤트였다.

당시 류현진은 등근육 부상으로 재활군에서 막바지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던 중이어서 정확한 내용을 몰랐다. 지난 2일 1군으로 복귀한 뒤 최근 가르시아의 패배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 때 류현진이 보인 첫 반응이 압권이었다. "에이, 안됐네. 천하의 가르시아가 졌다고? 내가 나갈걸…." 특유의 넉살을 부리며 개그본능을 발휘한 것이다.


골프선수 유소연이 가르시아와의 장타 대결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8월 29일 태안 골든베이 골프 리조트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가르시아는 세번의 샷이 모두 OB가 돼 점수를 얻지 못하고 페어웨이를 지킨 유소연에게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다. 태안=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류현진은 팀 내에서 가르시아와 가장 친한 동료다. 절친 가르시아가 "유소연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큰소리 뻥뻥 쳤다가 살짝 망신을 당하자 대신 나서 동료애를 발휘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류현진은 "제가 아이언샷은 좀 부족해도 드라이버는 자신있습니다"라며 넌지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르시아는 6세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다가 골프를 배워 구력이 30년이나 된다.

이글은 수없이 많이해서 셀 수 없을 정도이고 최대 비거리 330야드에 핸디캡 '10' 수준의 아마추어 최상급 실력을 자랑했다. 그런데도 연습샷에서 그렇게 잘 치더니 막상 경기에 들어가서는 당겨치는 배팅 습관이 배어나오며 훅샷만 연발했다.

류현진의 골프실력도 썩 나쁘지는 않다. 류현진은 중학교 2학년때 아버지의 골프연습장을 따라갔다가 자연스럽게 골프를 배웠다. 구력은 10년째이지만 야구 선수생활을 하느라 라운딩은 자주 하지 않아서 평균 100타 정도라고 한다. 비거리는 280야드로 장타에 속한다. 좌완 투수지만 배팅은 오른손잡이 타격을 하기 때문에 골프 역시 오른손잡이로 친다. 가르시아는 왼손잡이 스윙이다.

류현진은 최고의 투수인 만큼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가르시아에 비해 샷 정확도에서 한결 유리할 수 있다.

한화 구단 오성일 홍보팀장은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고 스케줄이 허락되면 류현진과 류현진의 아버지를 모셔놓고 유소연과 친선 라운딩을 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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