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프로 첫 퍼펙트게임 롯데 이용훈 "노력해준 후배들에 감동받았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09-17 17:59


롯데 이용훈이 17일 한화와의 2군경기서 프로야구 역사상 첫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스포츠조선DB

롯데의 베테랑 투수 이용훈이 프로야구 30년 사상 처음으로 퍼펙트경기를 기록했다. 비록 1군이 아닌 2군에서지만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대기록이다.

이용훈은 17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2군경기서 9이닝 동안 27타자에게 안타나 볼넷, 실책 등이 하나도 없이 단 한타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최고구속 146㎞.탈삼진 10개를 기록했다. 9회말엔 마지막 세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기자의 축하 전화에 먼저 나온 말은 "부끄럽습니다"였다. 1군에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미안함이 대기록보다 먼저 앞섰다. 그래도 자신의 야구인생 첫 퍼펙트다. "9회에는 주로 직구로 승부했다. 계속 145㎞정도가 나왔는데 마지막 공이 오늘 가장 빠른 146㎞가 나왔는데 그때 삼진을 잡았다. 특별한 제스처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그땐 나도 모르게 오른손이 꽉 쥐어지더라"고 했다.

"사실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 낮게 던지려고 노력한 것이 잘된 것 같다"는 이용훈은 "계속 가다보니 박정태 감독님과 염종석 코치님이 계속 내보내 주셨다. 안타 1개를 맞으면 바꾼다고 했는데 결국 끝까지 갔다"며 코칭스태프에 감사했다.

특히 어린 후배 선수들과 상대팀이었던 한화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늘 안타성 타구가 2개 정도 있었는데 후배들이 잘 막아줘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나보다도 우리 어린 후배들이 기록을 세워주려고 더 긴장하고 집중해줬다. 그런 모습에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한 이용훈은 "한화도 비록 2군 경기라도 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 싫었을텐데 끝까지 스포츠맨십을 발휘해 정정당당하게 맞붙어줬다. 한화에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퍼펙트게임이 그의 1군행에 청신호를 켤까. "지금 1군이 잘 돌아가고 있는데 제가 올라가서 더 혼선만 주면 안되잖아요"라며 묵묵히 기다리겠다는 이용훈은 "지금 1군 경기 하고있죠? 어떻게 되고 있어요? 오늘은 꼭 이겨야할텐데"라며 팀을 걱정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