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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동원을 전설로 만든 84년 한국시리즈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09-14 08:16


최동원은 지난 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기록하며 롯데에 우승을 안겼다. 팬들은 그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전설 최동원을 기억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올드팬들이 최동원을 역대 가장 강력하고 최고의 연투 능력을 지닌 투수로 기억하는 것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비롯됐다.

그해 롯데는 삼성과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4승3패로 이기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최동원은 한국시리즈서 4승을 혼자 따내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당시 롯데 강병철 감독은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삼성을 누르기 위해 에이스 최동원에게 모든 것을 걸 수 밖에 없었다. 그해 최동원은 정규시즌서 27승13패 6세이브에 방어율 2.40, 탈삼진 222개를 올리며 롯데의 기둥투수로 활약했다. 직구와 폭포수 커브를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하는 최동원의 투구 모습은 올드팬들의 뇌리에 아직도 생생하다.

9월30일 대구서 열린 1차전 선발로 나선 최동원은 한국시리즈 사상 첫 완봉 및 완투승을 거둔다. 9이닝 동안 7안타를 내주고 삼진 7개를 솎아내며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최동원의 역투로 기선을 잡은 롯데는 이튿날인 10월1일 2차전서는 삼성 김일융의 완투에 밀려 2대8로 패했다. 롯데는 10월3일 부산서 열린 3차전서 또다시 최동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최동원은 1차전 못지 않은 호투를 펼치며 9이닝 6안타 2실점의 완투승을 따냈다. 삼진은 무려 12개나 잡아내며 삼성 타자들의 혼을 빼놓았다. 롯데는 2-2 동점이던 9회말 정영기의 끝내기 안타로 3대2로 승리했다.

그러나 롯데는 10월4일 4차전서 0대7로 다시 완패를 당했다. 2승2패로 쫓긴 롯데는 10월6일 장소를 잠실로 옮겨 열린 5차전서 최동원을 다시 내보냈지만, 2대3으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뒤집히고 말았다. 최동원은 8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의 역투를 펼쳤지만, 결과는 완투패였다. 삼성은 권영호 김일융 콤비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5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승3패로 밀리자 롯데는 10월7일 6차전서 선발 임호균에 이어 5회부터 최동원을 구원등판시켰다. 3-1로 앞선 5회 마운드에 오른 최동원은 5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구원승을 거뒀다. 롯데의 6대1 승.

3승3패로 균형을 맞춘 롯데는 이틀 후 벌어진 10월9일 최종 7차전서도 최동원에게 선발을 맡겼다. 최동원은 6차전까지 4경기나 등판해 체력적으로 지쳐 난타를 당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9이닝 동안 10안타 4실점의 완투승을 거두며 팀에 6대4 승리를 안겼다. 최동원은 그 해 한국시리즈 5경기서 4승1패 방어율 1.80을 기록했다. 최동원이 지금까지도 '철완'으로 불리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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