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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길 정체를 피해간 넥센의 비법, '각개격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9-13 18:42


넥센 김시진 감독. 스포츠조선 DB

"각자 알아서 이동하고, 1시까지만 모여라."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둔 넥센 선수단은 큰 고민에 빠져있었다. 하필 한가위 연휴에 장거리 이동일정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지난 9일 목동구장에서 한화와의 경기를 마친 넥센 선수단은 추석 연휴의 시작인 10일부터 부산에서 롯데와 2연전을 치러야 했다. 이후에는 다시 서울로 이동해 추석 당일인 12일 휴식을 취한 뒤 13일부터 다시 인천구장에서 SK와 2연전이 잡힌 스케줄이다.

서울→부산→서울→인천으로 이어지는 거의 1000㎞에 육박하는 장거리 이동. 사실 보통 시즌 때라면 일상다반사의 일정인데, 이 장거리 이동을 추석 연휴기간에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특히 귀성 행렬이 피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9일 밤과 11일 밤에 선수단 버스가 고속도로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넥센 김시진 감독은 큰 고민에 빠져있었다. 만약 정체행렬에 끼이기라도 한다면 피로도가 극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예상외로 원활한 교통흐름과 함께 김시진 감독의 현명한 해결책 덕분이다. 9일 밤 한화전을 마친 선수단은 서울→부산을 5시간이 채 안돼서 주파했다. 더불어 11일 부산 롯데전을 마친 뒤에도 서울로 돌아올 때 4시간이 조금 더 걸렸을 뿐이다. 평소에 비해 크게 다를 바 없는 이동시간이었다.

더불어 김시진 감독은 11일 경기를 마친 뒤 다음날이 추석 당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선수들에게 최대한 자율 이동권한을 부여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 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정체될 수 있으니 이번에는 각자 편한대로 이동해도 된다. 다만, 푹 쉬고 13일 오후 1시까지만 목동구장으로 와라"고 선수들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때문에 이숭용과 송지만 강정호 등 무려 13명의 선수들은 11일 경기 후 각자 예매한 KTX를 이용해 서울로 편안하게 돌아왔다. 부산에 본가가 있는 이정훈과 윤지웅은 아예 11일 경기 후 부산에 남아 추석을 쇤 뒤 12일 밤에 서울로 올라왔다. 귀성길 정체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선수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는 김시진 감독의 유연한 리더십이 다시 한번 빛난 순간이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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