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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야심차게 노렸던 '9월 2위 재도약'의 희망이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기다.
하지만, 막상 휴식기를 보낸 뒤 치른 경기에서 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정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윤석민과 로페즈 양현종 등 선발진은 오랜만의 실전이 낯선 듯 오히려 제구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범호는 8일 광주 삼성전에 앞서 1군에 돌아왔지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최희섭은 8일 경기에서 홈런포를 뽑아냈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 또 무안타로 침묵하고 말았다. 전반적으로 투타 모두 실전감각이 크게 떨어진 듯,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이런 총체적인 침체로 인해 KIA는 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4일 연속 경기에서 1승3패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사실상 이 4경기의 승패가 '2위 탈환'의 관건이었는데, 5할 승률에도 못미친 것이다. 이제는 '2위 탈환' 목표보다 '3위 수성'이 더 큰 과제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KIA는 무엇에 주력해야 할까.
시즌 막판 '2위 탈환'에 주력했던 이유는 포스트시즌에서의 유리함 때문이었다.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직행할 수 있다면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에서도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그런데 어차피 플레이오프 직행이 무산된다면 3위나 4위는 큰 차이가 없다. 3위를 하든, 4위를 하든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치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2위 탈환'이 가시권에서 멀어졌다면, 보다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굳이 얼마 남지 않은 경기를 통해 순위싸움에 힘을 낭비하는 것보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전략구성에 들어가는 편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중요한 것은 실리다. '살'은 내주더라도 '뼈'는 취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