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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KIA, 2위 탈환의 꿈은 사라졌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9-13 13:21 | 최종수정 2011-09-13 13:21


KIA 선수들이 지난 8월26일 광주 SK전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 때의 자신감이 현재 KIA에는 보이지 않는다. 광주=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KIA가 야심차게 노렸던 '9월 2위 재도약'의 희망이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기다.

12일 현재 KIA는 65승58패(승률 0.528)로 리그 4위까지 떨어졌다. 2위 대결 상대였던 롯데(62승51패5무)와의 승차는 이제 2경기차로 벌어진데다 SK(59승52패2무, 승률 0.532)에도 승률 4리차로 뒤진 상황이 됐다. KIA에 남은 경기가 겨우 10경기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2위 탈환 가능성은 무척 희박한 상태다. 남은 10경기에서 승률 8할 이상을 하고, 롯데가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는 상황일 때만 2위 탈환을 기대할 수 있다. 너무나 버거운 상황이다.

긴 휴식이 오히려 타이트한 순위경쟁 체제에서 독이 된 탓이다. KIA는 1일 부산 롯데전 이후 6일의 장기 휴식기를 보냈다. 당초 긴 휴식으로 인해 얻는 것이 더 많으리라고 예상됐다. 지쳐있던 불펜과 선발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구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타선에서도 이범호가 복귀하고, 최희섭도 정상컨디션을 되찾는 상황을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휴식기를 보낸 뒤 치른 경기에서 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정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윤석민과 로페즈 양현종 등 선발진은 오랜만의 실전이 낯선 듯 오히려 제구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범호는 8일 광주 삼성전에 앞서 1군에 돌아왔지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최희섭은 8일 경기에서 홈런포를 뽑아냈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 또 무안타로 침묵하고 말았다. 전반적으로 투타 모두 실전감각이 크게 떨어진 듯,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이런 총체적인 침체로 인해 KIA는 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4일 연속 경기에서 1승3패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사실상 이 4경기의 승패가 '2위 탈환'의 관건이었는데, 5할 승률에도 못미친 것이다. 이제는 '2위 탈환' 목표보다 '3위 수성'이 더 큰 과제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KIA는 무엇에 주력해야 할까.

시즌 막판 '2위 탈환'에 주력했던 이유는 포스트시즌에서의 유리함 때문이었다.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직행할 수 있다면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에서도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그런데 어차피 플레이오프 직행이 무산된다면 3위나 4위는 큰 차이가 없다. 3위를 하든, 4위를 하든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치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2위 탈환'이 가시권에서 멀어졌다면, 보다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굳이 얼마 남지 않은 경기를 통해 순위싸움에 힘을 낭비하는 것보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전략구성에 들어가는 편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중요한 것은 실리다. '살'은 내주더라도 '뼈'는 취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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