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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LG 멀어진 4강, 리빌딩 시작하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9-13 13:02


LG가 9월 들어 2승7패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4강이 현실적으로 멀어진 만큼, 내년을 대비한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경기에서 패배한 뒤 고개 숙인 LG 선수단.
홍찬일기자hongil@sportschosun.com/2011.09.06/


2승7패. 11일 현재 LG의 9월 성적이다.

마지막 불씨마저 꺼져가고 있다. 9월 들어 2승을 수확하는데 그치면서 9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11일까지 54승1무60패. 남은 18경기서 12승6패를 거둬야 4강을 꿈꿔볼 만한 5할 승률을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5할 승률을 거둔다해도 LG보다 위에 포진한 SK와 KIA가 부진에 빠져야만 희망이 있다. SK는 잔여경기에서 7승13패 이상을, KIA는 2승8패만 올려도 승률 5할에 도달한다.

LG의 현재 사정도 좋지 않다. 먼저 에이스 박현준의 어깨 상태가 심상찮다.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오른쪽 어깨 근육 뭉침현상으로 6회 투구 도중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박현준은 올시즌 자리를 비운 봉중근 대신 갑작스럽게 에이스의 중책을 떠맡았다. 26경기(25경기 선발)서 13승9패에 방어율 3.97. 팀 내 최다승이며 다승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또한 리그에서 다섯번째로 많은 154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 이터의 면모까지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박현준의 첫 풀타임 시즌이다. 무리한 등판 탓에 이미 지난달 한차례 어깨 염증을 호소했었고, 이번에 또다시 통증이 재발했다. 앞으로 LG 마운드를 이끌어갈 새로운 에이스임을 감안하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타선 역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막바지 지친 기색이 역력한 선수단, 그리고 4강이 멀어지고 있는 지금, 또다시 '리빌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시기다. LG는 최근 김남석 정병곤 등 올시즌 입단한 신인들을 기용하기 시작했다. 김남석은 10일과 11일 경기에, 정병곤은 10일 경기에 선발출전했다. 2011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34순위로 LG에 입단한 김남석은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MVP로 선정된 뒤 1군에서 대타나 대수비로 얼굴을 비추고 있다. 고려대 재학 시절부터 4번 타자로 방망이 실력을 뽐낸 만큼, 중장거리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 3루수가 가능한 만큼 정성훈의 뒤를 받칠 만하다. 9라운드 66순위로 입단한 정병곤은, 시즌 중반부터 2군에서 주전 유격수로 출전했다. 하위 라운드에 지명되며 주목받지 못했지만, 성장세가 빠른 편. 시즌 뒤 박경수가 군입대하는 만큼, 내년에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선발투수 육성 또한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박현준 외에 강속구 투수 리즈 역시 지난달 31일 인천 SK전에서 2회 조기 강판됐다. 당초 11일 대구 삼성전에 맞춰 엔트리에 등록될 것으로 보였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복귀가 미뤄졌다. 대신 기회를 잡은 유원상은 아직 선발승을 신고하지 못했지만, 롱릴리프로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내년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송신영과 함께 넥센에서 데려온 김성현은 이미 5선발로 자리잡았다. 유원상과 김성현은 박현준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갈 만한 젊은 투수들이다. 좀더 멀리 내다본다면, 신인 임찬규 역시 좀더 긴 이닝을 던지게 하면서 선발 수업을 받게 할 필요도 있다.

박현준은 지난해 SK에서 LG로 트레이드된 뒤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시즌 막판 선발투수로 꾸준히 등판 기회를 잡으면서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고, 올시즌에는 당당히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LG는 박종훈 감독과 5년 계약을 하면서 '리빌딩'을 당면 과제로 잡은 바 있다. 사실상 멀어진 4강, 이제는 '제2의 박현준'을 육성할 때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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