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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화 첫 스윕하기까지 험난했던 과정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9-04 20:19


한화가 4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을 5대2로 승리하며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스윕을 달성한 한화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1.9.4

"싹쓸이 한 번 하는 게 이렇게 힘들줄이야."

한화 구단 관계자들은 4일 넥센전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가슴 졸였던 긴장감을 떨치지 못한 표정이었다.

올시즌 처음으로 이번 주말 넥센전 3연승으로 스윕을 달성했는데 피말리는 순간들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시즌 위닝시리즈는 심심치 않게 기록했지만 작년 5월 11∼13일 청주 LG전 이후 스윕을 한 적이 없다.

자체 '대기록(?)'을 달성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번 3연전 이전까지 넥센과의 올시즌 맞대결 성적은 5승6패로 열세. 그래서 사실 큰 기대도 하지 않았다.

넥센에 붙잡혀 최하위로 내려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을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2, 3일의 1, 2차전부터 애간장을 태웠다.

1차전은 연장 접전 끝에 11회말 행운의 끝내기 안타로 1대0 신승을 거뒀다. 이튿날 2차전에서도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다가 같은 11회말 가르시아의 밀어내기 결승점으로 4대3으로 간신히 이겼다.

1, 2차전에서 여러 차례 맞은 득점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경기를 어렵게 끌고간 원인이었다. 결전의 3차전에서도 초반에 울상을 지어야 했다. 1회 2사 3루, 2회 1사 1, 2루의 득점찬스를 연거푸 만들었지만 범타로 어이없이 날려버렸다.


4회말 또다시 2사 만루의 황금찬스를 맞았다.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올시즌 홈런 1개도 치지 못했던 주장 포수 신경현이 펜스 중앙을 훌쩍 넘기는 만루포를 터뜨리는 게 아닌가. 전날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더니 기어코 '사고'를 친 것이다.

신경현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2로 쫓기던 7회말 1사 2루에서 벤치의 사인을 받고 과감하게 스리번트를 성공시키며 주자 한상훈을 3루로 보냈다.

이후 넥센 3번째 투수 윤지웅이 폭투를 던진 틈을 타 한상훈까지 홈을 밟아 쐐기점을 추가했다. 신경현의 절묘한 번트작전이 다리를 놓아준 것이다.

연이은 득점 실패 끝에 신경현의 만루포로 힘을 얻은 한화는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잘버텨오던 선발 양 훈이 7회초 알드리지와 박병호에게 연속 홈런을 얻어맞으며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웃 카운트도 1아웃 밖에 안된 상황이라 위기감은 더 컸다. 하지만 3루수 옆으로 빠지는 송지만의 타구를 3루수 오선진이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8회부터 양 훈을 강판시킨 한화는 불펜 요원 윤근영과 박정진이 든든하게 막아준 덕분에 만세를 부를 수 있었다.

만루홈런으로 일찌감치 앞서고도 혹시나 부정탈까봐 스윕에 대해 함구를 했던 한화 프런트들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큰소리로 브리핑했다. "479일 만에 싹쓸이 기록입니다."

특히 이번 넥센전은 올시즌 마지막 홈 3연전이었으니 그들의 기쁨은 더 컸다. 스윕을 꽃피우기 위해 한화 식구들은 그렇게 속으로 울어야 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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