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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 전까지 나란히 23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던 삼성 최형우와 롯데 이대호. 이 둘의 맞대결에 야구팬들의 관심은 사직구장을 향했다.
결국 이날의 주인공이 된 건 사직구장이 안방인 이대호가 아닌 원정 손님 최형우. 최형우가 베이스를 도는 순간 1루 수비를 보던 이대호는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미묘한 심정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두 번째 홈런은 이날 자신의 활약에 대한 자축포나 다름 없었다. 10-0으로 앞서던 5회 2사 상황서 진명호의 밋밋한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2010시즌 자신이 기록했던 개인통산 최다 홈런 기록인 24개를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최형우는 경기 후 "일단 최근 타격감이 안좋았고 장원준에게도 약했는데 두 번째 타석에서 선취타점을 올리는 안타를 쳐 기분 좋게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강)봉규형이 내 뒤에서 곧바로 3점 홈런을 때려줘 다음 타석부터 편하게 타격할 수 있었다"고 이날 터진 홈런의 공을 동료에게 돌리기도 했다.
홈런 선두에 올라선 것에 대해서는 "일단 앞서나간다는 자체는 기분이 좋다. 하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때문에 앞으로 홈런 경쟁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하며 "내일 경기를 마치면 며칠 간의 휴식이 있기 때문에 내일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