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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신영철 사장은 일단 고개부터 숙였다.
그는 "김성근 전 감독님은 SK 구단에게 큰 일을 해주셨고, 많은 일을 해주셨다. 존경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에서 오해와 곡해, 그리고 편향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왜 재계약 언급에 이만수 감독대행이 거론됐을까
여기에 대해 신 사장은 "기본적으로 이만수 감독대행을 문서나 구두상으로 내정한 적은 단언컨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5년 전에 그렇게 감독을 정해놓고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수많은 변수들이 있는데 그게 가능한 일이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초 재계약을 하려했고, 면담하는 과정을 거쳤다. 감독님과 말을 나누던 도중 이런 말은 나왔다. 당시 이만수 2군 감독이 사령탑에 오를 나이가 됐고 혹시나 감독 자리를 염두에 둘 수 있기 때문에 김 감독에게 '이만수 2군 감독은 (감독하기 위해서) 더 배우고 경험을 쌓으라고 말을 해야합니다'라고 말을 했다"고 밝혔다.
사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왜 김 전 감독과 재계약을 논하는 과정에서 이만수 감독대행의 이름이 거론되어야만 했을까.
여기에 대해 추가질문을 하자 신 사장은 "감독님과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였다. 대화 도중 감독님이 '이만수보고 감독하라고 해'라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런 언급을 하게 됐다"며 "감독님이 그렇게 받아들이시면서 서운해 하신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다"라고 덧붙였다.
'깨끗한, 존경받는 야구를 하라'고 말한 적은 없다
신 사장은 자신이 김 감독에게 '깨끗한 야구, 존경받는 야구를 하라'고 했다는 얘기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생각해 봐라. 어떻게 (김 감독님)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코치 수의 축소, 훈련기한의 부분이 재계약 조건과 관련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건 쟁점 사항이 아니다"고 했다. 신 사장은 "김 감독님과 재계약을 추진하면서 구체적으로 5년 정도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신예 선수들의 육성을 강화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감독 재계약 의사결정과정에서 정보흐름의 문제, 구단 경영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너무 감정적인 지적이다. 심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사실 이 부분은 작위적인 해석이 가장 많을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그는 해명을 마무리하면서 "김성근 감독님이 떠난 것은 가슴이 아픈 일이다. 그 일로 SK 팬분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도 죄송스럽다. 하지만 팀은 순위 다툼이 한창이다. 선수들이 흔들리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마무리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