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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신영철 사장이 김성근 감독 해임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신 사장은 '케어 프로그램'이란 표현을 썼다. 그룹 계열사 사장이 퇴진할 경우 고문 직함을 주는 형식으로 몇년간 연봉의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는 것과 비슷한 조치다. 물론 당장 이런 논의가 이뤄지긴 힘들다. 시즌 종료후가 될 전망이다.
신 사장은 "순위 다툼이 급박하니까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빨리 결정하는 게 불가피했다. 너무 갑작스럽지만, 잘 헤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영철 사장은 김성근 감독과 그간 명백한 갈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재계약 문제가 6월에 불거진 건 맞다. 감독님을 몇번 만났다. 분위기도 좋았다. 그런 과정에서 '아직 바쁘게 결정할 필요 없지 않으신가'라고 완곡하게 얘기를 했었다. 그런 부분 말고는 갈등이라곤 없었다"라고 했다.
당초 구단은 연말에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일종의 터닝포인트를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1,2군을 조금 더 분리해서 운영한다던가, 강화도에 훈련장이 생기는데 그곳에서 야구 아카데미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고, 또 여러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런 아이디어들도 말씀드리고 상의를 하려했다. 시즌 중간에 이런 얘기를 하기는 어려웠다. 서로 생각이 있으니 시즌 끝나고 나서 한번 논의하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했었다"고 밝혔다.
17일 김성근 감독이 신영철 사장에게 사표를 제출할 때 "당장 오늘부터 경기를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다. 신영철 사장은 "사표를 내시길래 '이거는 안 받은 걸로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기자단에 통보를 하셔서 당황스러웠다. 아직 우리팀이 1위를 못 따라갈 만큼 처진 것도 아니다. 이만수 감독대행과 함께 똘똘 뭉쳐서 빨리 수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성근 감독에게 해임 통보를 한 건 신영철 사장이 아니라 민경삼 단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일고 시절 김성근 감독의 제자였던 민 단장은 김성근 감독이 처음 SK에 올 때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민 단장이 직접 김성근 감독에게 구단 결정을 전달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오후 1시쯤 해고 통보를 받았고, 1시30분에 선수단 미팅을 통해 알렸다. 구단 공식 발표는 2시에 이뤄졌다.
인천=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