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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꺼져라 한숨만 연거푸 내쉬었다.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지난 3일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진 이후 장민제를 불펜으로 돌리고 마일영과 유창식을 로테이션에 올려 버텨온 한화다.
이제 선발 로테이션에서 남은 자원이라고는 김혁민-안승민-마일영 정도다. 한 감독은 "유창식도 저렇게 던져서는 선발에 쓸 수 없다"고 했다.
유창식은 13일 두산전에 구원 등판했다가 2⅔이닝 동안 5안타 4실점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한 감독은 "구멍난 선발진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답이 안나온다"며 울상을 지었다.
한 감독이 덕아웃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을 즈음 문동환 불펜코치가 훈련 지도를 마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 때 문 코치와 눈이 마주친 한 감독은 "정민철(투수코치) 문동환을 준비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농담이었지만 속으로는 울었다.
그만큼 가용할 자원이 없는 까닭이다. 한 감독은 이어 "투수 복도 없지만 3루수 복도 없다"고 또 한숨을 지었다.
3루수 이여상이 보이지 않는 실수를 자주 하는 등 수비에 안정감이 떨어진 바람에 믿을 만한 3루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선발 로테이션이라도 맞춰놔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며 취재진에게 하소연하며 쉼없이 한숨을 내쉬던 한 감독이다.
그는 결국 평소보다 빠른 시간에 감독실로 향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심각하게 검토해야 겠으니 양해해 달라"며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