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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임창용의 2군행은 팀의 장기포석으로 풀이될 수 있다.
아파도 이맘때 아픈 게 낫다. 주전 마무리투수가 시즌 막판의 순위경쟁 상황에서 엎어질 경우 문제가 더 커진다.
야쿠르트는 43승12무33패로 승률 5할6푼6리를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단독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인 한신과 5게임차 거리다. 3위 요미우리와는 5.5게임차다.
피로가 쌓일만도 하다. 팀이 정규시즌 일정의 61.1%인 88게임을 치르는 동안, 임창용은 41경기에서 39⅔이닝을 던졌다. 일본 첫해인 2008년부터 51이닝-57이닝-55⅔이닝을 던졌다. 올시즌엔 지금까지 추세로 봤을 때 60이닝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높다.
단순 경기수가 문제가 아니다. 등판 상황도 예년에 비해 험난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는 대지진 여파로 인한 전력난 때문에 정규시즌 경기가 3시간30분으로 제한됐다. 연장전에 가도 3시간30분이 지나면 뉴이닝에 못 들어간다.
특히 야쿠르트가 이같은 상황을 많이 겪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 양대리그 12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12차례 무승부를 기록중이다. 임창용도 동점 상황에서 꽤 많이 등판했다. 경기시간 제한은 '일단 막아놓고 봐야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때문에 마무리투수가 리드 상황이 아닌데도 자주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초반에 야쿠르트 구단이 임창용에게 양해를 구한 부분이다.
마무리투수가 '잘 해야 비기고, 잘못하면 패전투수가 되는' 조건에서 자주 등판하는 건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커진다.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쉬게 됐으니 향후 1군 컴백 후에는 7월의 다소 지쳤던 모습을 벗어나 든든한 피칭내용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까지의 임창용은 '저비용 고효율 투수'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거액의 FA 계약에 성공한 올해는 다르다. 임창용이 건재한 모습을 보이느냐 여부가 시즌 막판의 야쿠르트 스퍼트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임창용은 시즌 3구원승21세이브에 방어율 2.27을 기록중이다.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4위에 올라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