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최단경기 200세이브 달성, 삼성 오승환 인터뷰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8-12 22:12


9회초 2사 후, KIA 이현곤이 친 타구가 삼성 1루수 박석민의 글러브속으로 자석처럼 빨려들어갔다.

웃지 않던 그도 활짝 웃는다. 삼성 오승환이 한미일 최소경기 200세이브를 달성한 순간이다. 폭죽은 대구구장 밤하늘을 수놓았고, 오승환의 등장음악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웅장하게 울려퍼졌다. 마운드에 우뚝 선 오승환은 그 누구보다 커보였다.

동료들이 있기에 200세이브도 있다.

오승환은 200세이브의 첫 소감으로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오늘 200세이브째를 달성해서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미안한 마음도 있다. 나에 앞서 선발 윤성환 형이 정말 잘 던져줬고, 권혁-안지만 등 불펜도 그 어느 때보다 잘 해줬다. 특히 안지만은 홀드를 할 기회였는데, 나에게 양보해준 것 같다. 늘 그렇게 도움을 받았기에 200세이브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기록이다. 오승환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은 어쩌면 그 공을 묵묵히 받아준 이가 아니었을까. 오승환 역시 통산 첫 번째 세이브부터 200번째 세이브까지 꾸준히 공을 받아준 포수 진갑용에 대한 답례를 잊지 않았다. 오승환은 "1호 세이브부터 200호 세이브까지 늘 갑용이 형과 함께였다. 앞으로더 더 오래 같이 하면서 더 많은 세이브를 달성해냈으면 좋겠다"고 짝꿍에 대한 신뢰감을 잃지 않았다.

부상, 나는 극복해낼 것이다.

오승환은 단국대 재학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에도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두 차례에 걸친 시련. 그러나 오승환을 흔들수는 없었다. 오승환은 "재활은 대학시절 경험을 통해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더 독한 마음을 먹었다. 만약 이번에 부활하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될 것이 싫었다. 나는 꼭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며 재활 시절의 고통을 털어놨다.

하지만, 결국 그 성장통을 이겨내며 오승환은 더 큰 선수가 됐다. 올해 오승환은 역대 최강의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재활도 잘 됐지만, 팀 전력이 좋은 덕분이다. 8개 구단 최고의 불펜진과 선발진 덕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고 있다"고설명했다.


세이브 행진, 앞으로도 계속된다.

오승환은 "오늘 세이브는 200개 세이브 중 하나일 뿐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세이브랄 게 없다. 오늘 세이브가 그나마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한미일 최단기간 200세이브의 기록을 달성한 여세를 몰아 300, 400세이브를 할 때까지 도전하겠다는 게 오승환의 의지다. 궁극적으로는 정말 제대로 된 '클로저'를 한국 야구에서도 보여주겠다는 게 오승환의 목표다. 오승환은 "요즘 아마선수들 중에 마무리를 꿈꾸는 후배는 없다. 다들 선발로 몇승 하겠다고 하는데, 나로 인해 마무리 투수에 대한 목표를 세운 후배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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