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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느냐, 못잡느냐. 그것이 숙제다.
비록 KIA는 이후 더 이상 점수를 내는 데 실패했지만, 교체 투입 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홍재호의 모습은 인상깊었다. 게다가 이 홈런은 데뷔 후 날린 첫 번째 홈런이다. 홍재호는 "얼떨떨하다"는 말로 당시 심경을 표현했다. 179㎝, 77㎏의 탄탄한 체구를 갖춘 홍재호는 비교적 안정된 수비력에 빠른 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군에서 24경기에 나와 3안타를 쳤는데, 모두 2루타였다. 단지 타력이 조금 떨어질 뿐 가능성은 풍부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KIA 1군 내야에는 그간 홍재호가 들어갈 만한 자리가 없었다. 이미 김선빈-안치홍이라는 붙박이 주전들이 있었고, 백업멤버로 이현곤과 박기남이 단단히 뿌리내린 상황. 그래서 홍재호는 2군에서 머물며 기회를 기다렸다. 2군에서의 성적은 준수했다. 66경기에 나와 타율 2할8푼6리(231타수 66안타)를 기록했고, 2루타는 17개로 남부리그 전체 3위다.
그렇게 기량을 다져온 홍재호는 아이러니하게도 팀의 위기로 인해 기회를 잡은 케이스다. 지난 7월30일 최희섭과 김상현 로페즈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전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1군으로 승격됐다. 게다가 첫 홈런도 안치홍이 구급차에 실려나가며 경기에 투입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치홍이 큰 부상은 아니어도 당분간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 홍재호는 당분간 팀의 2루를 맡을 전망이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 이것을 잡느냐, 못 잡느냐가 홍재호의 숙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