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우천취소 때 다음날 선발이 바뀌는 까닭은?

프로야구 롯데와 SK의 경기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선발등판한 장원준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e-mail]

보통 감독들은 경기가 우천취소되면 그날 선발예정이던 투수를 다음날에 다시 선발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약한 선발이 등판하려다가 취소될 경우엔 바뀌긴 하지만 웬만해서는 한 경기정도는 로테이션 변경없이 하루씩 미룬다.

그런데 롯데는 최근 우천취소될 때 선발을 바꾼다. 3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으로 취소되자 롯데 양승호 감독은 4일 선발로 송승준을 예고했다. 3일 선발예정이던 장원준은 5일 삼성전에 등판시키기로 하고 로테이션상 4일 선발 예정이던 송승준을 올리게 된 것.

선발등판일에 컨디션을 조절해왔기 때문에 그 리틈을 계속 타게 하기 위한 조치다. 장원준 역시 3일 등판을 준비해왔는데 다음날로 늦춰지면 오히려 컨디션을 맞추기 힘들 수 있어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하루의 시간을 더 얻는 장점이 있다.

양 감독은 "송승준과 장원준에게 본인의 의사를 물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원하더라. 장원준이 삼성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 우리 팀으로서도 좋은 이동이다"라고 했다. 장원준은 올시즌 삼성전에 3경기 등판해 1승에 방어율 4.00을 기록했다. 세번의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던 4월 5일엔 점수차가 커 5이닝 2실점만 하고 내려왔었고, 나머지 두차례는 7이닝 2실점,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주말 3연전 첫경기가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송승준이 5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공수교대때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e-mail]

송승준과 장원준은 지난주에도 이렇게 서로의 등판순서를 바꾼 적이 있다. 지난달 27일 부산 SK전 때 송승준이 선발예고됐었는데 이날 비로 취소되자 양감독은 28일에 예정된 장원준을 투입하고 29일 두산전에 송승준을 올렸다. 그리고 둘 다 성공적인 투구를 했다. 장원준은 2회까지 4점을 주고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7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대4 승리를 이끎벼 9승째를 따냈고, 송승준은 두산전서 6⅔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을 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롯데가 이러한 로테이션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선발투수의 기량이 고르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누가 나와도 6이닝 이상 던져줄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우천취소될 때 선수들의 컨디션에 맞춰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인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