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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창, "처음에는 울컥하고 눈물났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08-02 19:14


심수창(오른쪽)과 박병호가 넥센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심수창은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박병호는 "LG에 죄송하다"고 했다. 충격이었다.

2일 대구구장, 심수창과 박병호에게 넥센유니폼은 잘 어울려보였다. 훈련을 끝마친 뒤 둘과 자리를 했다. 지난달 31일 밤에 트레이드가 발표되고, 1일 팀에 합류했다. 새로운 야구인생의 출발이다. 심수창은 "어차피 야구하는 것은 똑같다. 좋은 계기고, 제2의 인생을 신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박병호는 "트레이드 소식에 주위에서 축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2군에 있던 시간이 많았던 박병호에게는 분명 좋은 기회다. 심수창 역시 마찬가지. LG에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넥센 김시진 감독은 붙박이 선발을 약속했다. 그 점에 대해 심수창은 "기회가 주어지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이었다. 심수창은 "그날 밤 전화가 왔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며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는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 그동안 정들었던 팀이었는데…"라고 했다. 부모님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단다. 사실을 확인하고는 "그렇게 됐냐. 열심히 해라"며 격려해주셨다. 제2의 인생에서 성공해야 할 또다른 이유다.

박병호에게도 믿기지 않는 통보였다. 하지만 '기회'라는 쪽에 눈을 돌렸다. "LG에서는 관심과 지금 못하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컸다. 여기서는 편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님이 타율 1할대 타자에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고, 기대에 꼭 부응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박병호에 대해 "올해보다는 내년, 후년을 보고 데려온 선수다. 오늘 오전에 심수창과 함께 불러서 '운동장에서 마음껏 놀아라. 놀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사실 심수창에게는 '운명의 장난'같은 냉혹한 현실이다. 넥센은 심수창에게 역대최다인 17연패의 수모를 안겨준 팀이다. 지난달 19,21일 잇달아 패전투수가 됐었다. 그 팀에서 뛰게 됐다. 심수창은 "선배들이 연패끊고 첫 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주셨다"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LG에게는 받을 빚도 있었다. 작년 팀의 신연봉제에 따라 연봉이 7000만원에서 무려 4000만원이 깎였다. 올해 보상을 받겠다고 이를 악물었는데, 기회가 날아갔다. 심수창은 "그때는 기분이 안좋았다. 올해 보상을 받으려고 했는데, 서운하기는 하다"고 하다. 이 역시 현실이다.


인터뷰 동안 둘의 표정은 밝았다. 지나가던 동료들과 장난도 쳤다. "신나게 야구하고, 조금씩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팬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며 웃었다. 박병호는 "LG투수들과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심수창과 박병호, 이제는 넥센의 예비 히어로들이다.
대구=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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