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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태풍이다.
심수창은 최근 토요일에 주로 등판해왔다. 하지만 이번주는 계속된 경기 취소로 등판이 불투명했다. 24일 인천 SK전이 취소된 후 만난 심수창은 "이번주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선발 상대는 용병 투수로 정해졌다"라고 말해 취재진을 어리둥절케 만들었다. 곧이어 "태평양에서 온 투수다. 누군지 모르나. 바로 메아리(MEARI)다"라고 말해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메아리'는 제5호 태풍으로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2년여 동안 승리를 못 챙긴 심수창의 애절함이 녹아있는 유머였다.
박종훈 감독이 그의 절박한 메시지를 듣기라도 한 것일까. 심수창은 26일 경기에 선발로 예고됐다. 하지만 26일 역시 태풍의 영향권 아래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다. 심수창이 태풍 '메아리'를 상대로 등판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