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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상기 "김현수가 아니라 생존이 목표다"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6-22 10:24 | 최종수정 2011-06-22 10:24


모상기의 홈런은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 어려운 과정을 겪어온 선수라는 걸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모상기가 21일 대구 한화전 8회에 2점홈런을 쏘아올린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1.6.21

선풍기는 꺼졌다.

삼성의 '6년차 신인' 모상기가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4일 용병 라이언 가코와 자리를 바꿔 1군에 오른 모상기는 그후 7경기에서 13타수 3안타를 기록중이다. 삼진은 2개.

겉으로 보이는 타율은 2할3푼1리로 높지 않다. 대신 3안타가 모두 장타다. 홈런 2개와 2루타 1개다. 몇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장타율이 7할6푼9리다. 21일 한화전에선 8회에 승리를 부르는 결정적인 2점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일전에 모상기의 별명이 '선풍기'라고 밝힌 바 있다. 1m93의 좋은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지만 헛스윙이 많아 바람만 일으킨다는 농담이었다. 그런 모상기가 이번엔 1군에서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

두산 김현수의 신일고 동기생이라는 점에서 또한번 시선을 끌기도 했다. 신일고 시절 함께 중심타선을 맡기도 했다. 얼마전 모상기에게 김현수와 관련된 질문을 했다. 김현수가 2008년부터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데 반해 모상기는 잠재력을 증명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흘렀다.

모상기는 "현수는 고교 시절부터 잘 쳤다. 나보다 한수 위였기 때문에 프로에 가서도 잘 할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지금 나에겐 현수가 목표가 아니다. 어떻게든 1군에서 살아남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만히 보니, 인터뷰 때마다 절실함이 묻어난다. 정말 어렵게 얻은 기회라는 걸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2군에 있던 야수가 시즌중에 1군에 올라 붙박이로 자리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상기의 절실한 표정으로 봤을 때, 조금은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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