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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포크볼 빅3를 넘어야 산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1-06-07 11:25 | 최종수정 2011-06-07 11:25


SK 에이스 글로버는 올시즌 두산을 상대로 2승에 방어율 0.69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두산은 올시즌 글로버 등 포크볼 투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어느 팀이든 특정 투수에게 약한 경우가 있다.

올시즌 두산은 포크볼 투수들에게 유난히 고전하고 있다.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는 대표적인 투수로 LG 박현준, SK 글로버, 삼성 카도쿠라 등이 꼽힌다. 두산은 올시즌 포크볼 '빅3'로 불리는 이들 선발 에이스 3명을 상대로 7경기를 치러 1승6패에 그쳤다.

이들 3명의 두산전 기록을 보자. 다승 1위(8승) 박현준은 3경기에 나가 2승에 방어율 0.84를 올렸다. 박현준의 상대팀별 성적중 승수, 방어율 모두 가장 좋은 수치다. 4월3일 6⅓이닝 6안타 무실점, 5월3일 9이닝 3안타 무실점, 5월24일 6이닝 6안타 2실점 등 3차례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글로버는 두산전 2경기에서 2승에 방어율 0.69를 기록했다. 5월1일과 13일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합계 6안타 12탈삼진 1실점, 피안타율 1할4푼3리의 압도적인 피칭을 과시했다. 카도쿠라도 2경기에서 2승에 방어율 2.38의 빼어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두산 타자들이 올해 포크볼러들에게 고전하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선구안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6일 현재 두산의 팀기록을 보면 51경기서 195볼넷, 337삼진, 타율 2할6푼3리, 출루율 3할4푼8리다. 지난해 51경기를 치른 시점의 팀기록은 각각 192볼넷, 328삼진, 타율 3할, 출루율 3할8푼이었다. 삼진수가 늘어나고 출루율이 현격히 나빠졌다는 것은 좋은 공을 골라치는 능력이 저하됐다는 의미다.

직구와 포크볼을 섞어 던지는 투수들에 대한 '수읽기' 능력이 떨어질 경우 헛스윙과 파울이 많은데, 특히 두산 선수들에게 그 현상이 심하다. 이들 3명은 모두 직구 최고 스피드가 145㎞ 이상 나온다. 두산 타자들이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로 좋은 타구를 날리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의 포크볼은 종 뿐만 아니라 횡으로도 변하기 때문에 스윙을 더욱 간결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두산이 앞으로도 10경기 이상 이들 '빅3'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LG, SK, 삼성이 이들을 두산전에 집중 투입할 경우 어려움이 가중될 수 높다. 시즌초 약점을 보인 투수를 시즌 중반 이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두산은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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