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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선 SK 팀타선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6-06 11:30 | 최종수정 2011-06-06 11:30


스포츠조선DB

위의 사진과 아래의 사진은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선 SK 타선의 모습을 대변해 주는 듯 하다. 침체된 타선은 팀 전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SK 선수들의 응축된 노하우는 이런 위기에 그대로 쓰러지지 않을 것 같다. 스포츠조선DB

최근 SK 타격은 최악이다.

시즌 평균 타율은 그런대로 봐 줄만 하다. 2할5푼6리, 8개 구단 중 4위,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는 7할1푼4리다. 리그 공동 3위다.

3승7패를 기록한 최근 10경기를 보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2할2푼4리로 최하위, OPS는 6할3푼5리 역시 최하위다. 최근 5경기로 좁혀보면 최악이다. 1할8푼4리, OPS는 5할5푼6리다. 물론 두 부문 모두 최하위다. 득점은 11점, 경기당 평균 2.2점에 불과하다. 집단 슬럼프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SK의 최대약점으로 지적됐던 선발진이 최근 5경기 평균 자책점 2.05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 팀 타격은 최근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다.

악순환의 시발점 팀 타격

'투타의 조화'라는 말을 많이 쓴다. 타력과 투수력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의미하는 말이다. 활발한 타격은 투수진에게 부담없이 던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거꾸로 좋은 투수력은 타자들이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한다. 반면 타선에서 득점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투수들은 '실점을 하지 않아야 승리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경기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투수력이 허약하면 타자들 역시 '점수를 뽑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여러가지 부작용을 가져온다. 이럴 때 투수의 경우 제구력이나 집중력이 한순간 흐트러진다거나, 타자의 경우 스윙이 커지고 작전수행에 대한 부담감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시즌 내내 '투타의 조화'를 이룬 순 없다. 기나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어느 한 쪽에 부담감이 쏠리는 상황이 매 경기마다 벌어진다. 문제는 타력이나 투수력이 부담을 가질 경우 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팀 전체적으로 슬럼프가 온다.

SK의 경우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강한 조직력과 응집력으로 대표되는 팀이기 때문이다. SK는 LG나 롯데처럼 타격이 그리 센 팀이 아니다. "4번만 갖다놓으면 타자들의 타율이 떨어진다"는 SK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마땅한 4번 타자가 없다. 승부를 반전시킬 수 있는 일발 장타를 가진 선수가 다른 팀에 비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즉 SK는 기본적으로 강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접전 상황에서 철저한 작전과 좋은 주루 플레이로 1점씩 차곡차곡 점수를 짜내듯 경기한 팀이다. 악착같은 근성으로 상대의 약점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스타일이다. 근본적으로 SK 팀 타격의 부진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점수를 짜내는 것도 여의치 않다. 좋은 않은 타격이 투수력, 더 나아가 팀 전체적인 전력을 갉아먹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변수가 섞여 있다. 최근 SK의 부진이 심상치 않은 이유다. 악순환의 시발점인 팀 타격의 부진은 여러가지 변수가 섞여 있다.

복합적인 슬럼프


일단 상대 수비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SK의 타격은 상대의 약점을 노려 효율적인 득점을 짜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전지훈련의 양을 늘리면서 상대팀 역시 수비 조직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들어온다. 올 시즌 2승3패로 상대전적에서 뒤져있는 롯데전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팀 타격의 사이클이 저하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시즌 초반 SK의 타격은 예상보다 더 좋았다. SK가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SK 김성근 감독은 항상 경계를 했고, 불안해 했다. "타격은 믿을 수 없고, 투수력은 불안하다"는 게 이유였다. 맞는 말이었다. 결국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 사이클은 저점을 향해 갔다. SK는 승보다 패가 더 많아졌다.

사실 타격 사이클의 움직임은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SK는 이럴 경우를 대비, 작전과 주루 플레이로 만회해왔다. 시즌 전 수많은 시뮬레이션 훈련에 매진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 부분도 쉽지 않다.

최근 4년간 SK는 한국시리즈에 진출, 세 차례의 우승과 한 차례의 준우승을 했다. 주전들은 그만큼 과부하가 많이 걸렸다.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김강민 박재상의 시즌 전 부상, 정근우 정상호 박경완의 부상 등이 그 부작용에 해당한다. 올 시즌 SK가 가지고 있는 베스트 9이 나선 경기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런 부작용은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전력보강은 미약했다. 주전 유격수 나주환의 군입대로 박진만을 데려온 정도였다.

지금 SK의 팀 타격은 예상보다 많이 처진 게 사실이다. 그만큼 많은 악재들이 겹쳐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희망과 절망이 섞여 있다. 주전의 부상 위험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팀이 슬럼프에 탈출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타자들의 분발이 있어야 하지만, 반대급부로 그만큼 다칠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SK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저력이 있다. 다른 팀 선수들이 갖추지 못한 위기탈출에 대한 해법과 노하우가 쌓여 있다. 명백한 위기는 맞다. 하지만 SK 타자들이 그대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선 SK 타선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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