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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로 다승 단독 선두(7승)를 달리고 있다. 선발 한자리를 채워주는 정도로 기대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대물'이었다. 한 시즌 성적을 내기 위해선 이 처럼 깜짝 스타가 출현해야 한다.
투수는 박현준이라면 타자중엔 누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걸까.
LG 박종훈 감독은 1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이 같은 질문에 고민없이 대답했다. 바로 최고참 이병규(37)였다. 박 감독은 "이렇게까지 해줄지 몰랐다"며 이병규를 올시즌 기량발전상 후보로 거론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접어들자 이병규는 '제2의 전성기'를 꽃피우고 있다.
박 감독은 "올시즌 타율 3할, 60~70타점 정도 기대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병규는 타격 1위(타율 3할8푼7리)를 달리고 있고, 46경기서 벌써 33타점을 올렸다. 홈런도 지난 시즌 총 갯수인 9개를 쏘아올렸다.
이병규의 부활에 대해 박 감독은 두가지 측면으로 평가했다.
첫째는 타고난 야구 재능에 노력이 더해지면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병규는 지난 겨울 그 어느때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여기에 작은 변화지만 타격법을 수정했다. 이전보다 히팅 포인트를 공 1~2개 정도 앞으로 당겼다. 그러면서 장타 능력이 좋아졌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타자마다 히팅 포인트는 다르다. 체격 조건, 스윙 궤도, 스피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병규의 경우 자신의 타격 포인트를 찾은 것 같다"며 "워낙 컨택트 능력이 좋은데다 힘을 모으는 법까지 터득하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정신적 측면이다. 지난해 복귀하면서 이병규는 팀과 2년 계약을 했다. 한 시즌을 보낸 후 이병규의 입지는 탄탄하지만은 않았다. '경쟁'을 강조하는 박 감독의 팀 운영 방법에서 이병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스프링캠프에서 '작은' 이병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병규 입장에선 경쟁보다는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박 감독 역시 "심적인 부분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보여주고자하는 마음 자세가 이병규를 성장시켰다"고 덧붙였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