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넥센 기막힌 평행 이론, 그리고 허무한 결말

    기사입력 2017-08-13 08:44:48 | 최종수정 2017-08-13 17:57:40

    '엘넥라시코'의 주인공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이 똑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넥센이 졌다. 그러자 경기를 다 잡은 것 같았던 LG도 패했다.

    양팀의 기묘한 동행이 처음 조명된 게 지난 10일이다. LG와 넥센은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3연전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LG가 첫 날 패배 후 두 번 연속 4대3 승리를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맞대결에서는 승패가 갈리는 법. 그런데 이후 행보가 똑같다. 9일 경기까지 11경기에서 양팀은 똑같은 승패를 기록했다. 이기는 날과 지는 날도 정확히 일치했다. 지난 1일부터 LG가 롯데 자이언츠 3연전을 쓸어담자, 넥센은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3연승을 달렸다. 4일부터 이어진 3연전에서 LG가 두산 베어스에 3연패를 당했는데, 넥센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모두 졌다. 양팀은 11일 경기까지 13경기 연속 같은 행보를 밟았다.

    12일은 무슨 운명의 날 같았다. 넥센은 경기 초반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한화 이글스에 1대6으로 패했다. 반면, LG는 광주에 내려가 선두 KIA를 상대로 잘 싸웠다. 1회에만 6점을 내고 4회까지 8-2로 앞섰다. 넥센과 다른 길을 가는 듯 했다. KIA가 5회 4점을 내며 6-8까지 따라잡자 6회초 2점을 내 상대 추격 흐름을 끊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넥센의 패배 소식이 들려와서였을까. 불펜진이 8회부터 거짓말같은 난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8회 2점을 내줬지만 결정적 순간 정찬헌이 최형우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LG는 9회 정찬헌이 흔들리고, 위기서 나온 신정락까지 무너지며 10대11, 역전패를 하고 말았다. KIA에는 기적과 같은 승리요, LG에는 엄청난 충격이 가해질 패배였다.

    이로써 LG와 넥센의 운명 공동체같은 행보는 14경기로 늘어났다. 공교롭게도 양팀은 치열한 4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이다. 4위 LG와 5위 넥센의 승차는 반 경기. 이 반 경기 승차가 벌써 14경기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LG는 그동안 넥센을 따돌리고 3위를 추격할 수 있는 찬스를 놓쳤다. 넥센도 턱밑에서 추격해오는 SK와 롯데를 떨어뜨려놓지 못하고 있다.

    양팀의 신기한 동행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이 동행이 허무하게 끝을 맺고 말았다. 13일 광주 KIA-LG전이 비로 인해 취소돼버린 것이다. 넥센과 한화의 경기도 비로 취소됐다면, 정말 운명이었겠지만 넥센의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은 비가 와도 야구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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