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포네가 아들에게 쓴 옥중편지, 경매서 7천만원 낙찰

알 카포네가 탈세 혐의로 기소돼 복역할 당시 외아들 소니에게 보낸 편지가 경매시장에 나와 6만2천500달러(약 7천만 원)에 낙찰됐다. [RR 옥션]

미국 금주법 시대에 시카고를 주무대로 활동한 악명 높은 마피아조직 두목 알 카포네(1899~1947)가 교도소 수감 중 외아들에게 써보낸 애절한 편지가 경매에 부쳐져 예상가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됐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악당' 알 카포네의 인간적 측면을 엿볼 수 있는 이 편지가 금주초 매사추세츠 주 캠브리지 경매시장에 나와 6만2천500달러(약 7천만 원)에 낙찰됐다. 경매소 측 예상 낙찰가는 5만 달러였다.

경매를 주관한 'RR 옥션'은 "낙찰자는 시카고 출신 수집가이며, 신원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깨알과 같은 글씨로 촘촘히 적어넣은 총 3장 분량의 이 편지는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 아들아, 네가 사랑하는 아빠야'로 시작해 '이제 출소가 얼마 남지 않았어. 1년 후면 함께할 수 있을거야. 애정과 입맞춤을 담아, 네가 사랑하는 아빠 알폰소 카포네 #85'로 끝을 맺는다.



알 카포네는 1931년 탈세 혐의로 기소돼 징역 11년 형을 받고 애틀랜타 연방교도소를 거쳐 샌프란시스코 앨커트래즈 섬의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할 당시 이 편지를 작성했다. 알폰소 카포네는 그의 본명, 85는 수감번호다.

이 편지의 수신인은 '소니'라는 애칭으로 불린 알 카포네의 외아들 앨버트 카포네(1918~2004).

편지에는 아들에 대한 애틋함과 염려가 담겨있고 아들을 위한 음악 제안, 작곡 이야기, 교도소 내 생활과 체중조절 성공 소식, 그리고 '아빠 걱정은 하지 말라'는 당부 등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 편지가 시카고 공공의 적 1호로까지 지목됐던 알 카포네에게도 부드러운 면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뉴욕 빈민가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알 카포네는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범죄조직에 가담했으며, 만 19세에 결혼해 아들 소니를 낳았다.

그는 1920년 금주법이 시행되자 시카고로 이주해 밀주·매음·도박 등 불법사업으로 부를 축적해, 1927년에는 세계 최고 갑부로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

알 카포네는 수감 8년 만인 1939년 모범수로 조기 퇴소했으나, 건강상 문제를 겪다가 만 4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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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