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치졸한 일본이다. 자국 대표팀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자 프리미어12 결승전 중계를 새벽 3시45분 녹화 중계로 변경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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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관방송사가 대회의 꽃인 결승전을 모두가 잠든 새벽 3시45분에 편성했다는 건 '야구 인기 부흥'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처사다. 새벽 3시45분에 대회 결승전을 편성해놓고 '야구 인기 부흥'을 바란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같은 일본의 치졸한 처사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 기간 내내 벌어졌다. '일본의 초대 우승'에 혈안이 된 나머지 대회 일정을 마음대로 바꿨다. 개막전 선발인 오타니 쇼헤이가 좀 더 잘 던져 흥행에 유리하도록 엉뚱하게 개막전만 일본 삿포로돔에서 연 것은 시작이었다. 압권은 애초 20일에 열릴 예정이던 준결승을 8강전이 끝난 뒤 마음대로 19일로 바꿔버린 것(본지 18일자 단독보도)이다.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준결승 일정을 바꿔버리는 바람에 한국 대표팀은 힘든 여정을 겪어야 했다. 17일 오후 대만 타이중에서 8강전을 치른 뒤 선수들은 2시간 떨어진 타이베이 숙소에서 불과 1~2시간 밖에 자지 못한 채 새벽부터 짐을 꾸려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다음날인 18일 오전 7시10분발 도쿄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경기 전날에 필수적인 도쿄돔 훈련시간도 오후 4시30분부터였다. 반면 일본은 오후 8시30분으로 여유있게 늦춰놨다. 때문에 일본 대표팀은 대만에서 느긋하게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편하게 이동했다.
국제적인 대회의 '호스트'라면 손님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호스트도 존경을 받고, 해당 대회의 가치도 빛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일본은 처음부터 끝까지 속좁은 '호스트'였다. 이로 인해 자기들이 만든 대회를 오히려 퇴색시켰다.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한 꼴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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