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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무려 2년 여 만에 좌석을 모두 다 열었지만 채워지지 않았다.
올 시즌 전력손실로 악전고투 끝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두산은 선수가 부족했지만 단축 시리즈를 발판 삼아 전무후무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다.
선발은 단 3명. 그나마 긴 이닝을 소화 못해 불펜 마당쇠 이영하 홍건희 둘로 버텨야 했다.
다만 지난 6년 간 꾸준히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저력으로 버텼다. 단기전을 할 줄 아는 '기술자'들의 경험으로 짧아진 무대를 통과했다. 만약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가 코로나19 이전 처럼 모두 5전3선승제였다면 '미러클 두산'은 애당초 쉽지 않은 기적의 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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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다 빼고 올라온 한국시리즈 무대. 이강철 감독의 용병술로 무장한 KT가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KT벤치는 이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 쿠에바스를 1선발로, 고영표를 깜짝 불펜 전환시키며 지친 두산 타자들이 뚫을 수 없는 철옹성을 구축했다.
지방을 오가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한화 퓨처스리그 팀 등과 실전 경기를 통해 타자들의 보름 공백을 큰 무리 없이 메웠다.
에이스와 뒷문 부재의 약점을 시즌 막판 털어냈다. 쿠에바스와 김재윤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부친상을 당한 쿠에바스를 이강철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선수단, 구단이 온 마음으로 아픔을 나누며 배려했다. 감동한 그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시즌 중 베네수엘라행을 포기한 그는 완벽한 빅게임 피처로 거듭났다. 삼성과의 1위 결정전에서 이틀 쉬고 나와 7이닝 1안타 8K 무실점의 마법 같은 호투로 우승을 선사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한국시리즈 1차전도 7⅔이닝 1실점의 눈부신 역투로 승리를 선사했다. 결정적 순간 호잉의 번트와 황재균의 히트앤드런으로 승리에 필요한 득점 루트를 연 벤치 용병술도 빛났다.
1,2차전은 시리즈 향방을 좌우한 분수령이었다.
2연패로 기선 제압을 당하면서 지친 몸의 두산 선수들은 '여기까지구나' 하는 지친 마음과도 싸워야 했다.
풀 시리즈를 치른 야수는 물론, 미란다가 없는 사이 에이스 역할을 한 최원준, 마당쇠를 자청했던 이영하 홍건희도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다. 미러클이 현실과 충돌하는 순간. 시리즈는 일방적으로 흘렀다.
모든 야구팬들이 열광하는 최고의 잔치. 결과를 알 수 없는 짜릿한 승부를 기대하기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아쉬운 나비효과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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