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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가을산행]단풍의 계절, 어설픈 산행은 No~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10-11 10:15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가을 산행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단풍철이 됨에 따라 각종 모임을 통해 단체로 산을 찾는 단풍객들이 몰리는 시기다.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든 산길을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르다 보면 지친 몸과 마음도 편안해진다. 하지만, 무턱대고 산행을 나섰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가을 산행에 나서기 전에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건강하게 단풍 산행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이규복

지난 주말 직장인 김모씨(36)는 단풍이 만발한 가을 산에 올라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했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에 낙엽에 덮인 돌을 잘못 밟고 미끄러지는 작은 사고가 있었다. 당시 허리를 살짝 삐끗한 듯 한 느낌이 들어 집으로 돌아온 뒤 파스를 붙이는 등 나름 응급처치를 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허리뿐만 아니라 목과 무릎까지 심한 통증이 발생했다. 며칠을 고생하던 김씨는 통증이 점점 심해져 병원을 찾았고 '급성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급성 허리디스크는 척추에 무리한 자극이나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하며, 충격에 의해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밀려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등산 뿐 아니라 각종 스포츠를 즐기다 보면 평소 사용하지 않던 부위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동 다음날 다양한 근육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이를 허리디스크와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찜질이나 파스 등으로 일시적 통증감소만 바라다가 디스크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등산 시 넘어진 부위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해도 통증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서 엉덩이나 다리까지 당기고 저리는 느낌이 든다면 지체 없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야 한다.

김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잘못된 '등산 상식'이다. 평상 시 등산이나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은 사람이 준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다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배낭 무게는 몸무게의 10% 미만!

가을철 산행은 심한 기온차에 따른 보온 등으로 인해 이것저것 챙길 것들이 많다. 그러다 보면 가방이 금세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배낭의 무게는 내 몸무게의 10%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 몸무게가 70Kg이라면 배낭의 무게는 7kg 이하여야 한다.

배낭의 무게가 너무 무거우면 산을 오를 때뿐만 아니라 내려올 때도 그 무게가 앞으로 쏠려 자연스럽게 등이 굽어지게 된다. 이는 척추와 다리 관절에 무리를 주게 되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배낭을 쌀 땐 비교적 가벼운 짐을 허리와 가까운 가방 아래쪽에, 무거운 짐은 위쪽에 넣는 것이 좋다. 이는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기 위함이다.

가방을 멘 채 뒤로 넘어진 경우 가방 윗부분에 무거운 짐을 넣어두었다면 이것이 목 보호대 역할을 해 목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줄 수 있다.

◇등산 전후 준비운동과 정리운동 필수!

준비운동이 부족한 채 산에 오르기 시작하면 가벼운 근육경련이나 무릎 통증에서부터 발목의 인대가 늘어나거나 골절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가을철 산속은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기 쉽다. 따라서 등산 전 충분한 스트레칭 및 준비운동으로 관절과 인대의 가동범위를 늘려줘 부상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

등산을 마친 후 정리운동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통해 몸의 긴장을 풀어주며 혈액을 정화시키면 몸에 쌓인 피로를 빨리 회복할 수 있고 다음 날 컨디션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스틱, 체력 비축하고 낙상 방지

등산 시에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체력의 30%를 비축하며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 때 요긴한 것이 등산스틱이다. 등산스틱은 올바르게 사용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스틱은 항상 내 무릎 앞에 있어야 무릎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특히, 하산길을 주의해야 하는데, 하산 시에는 무릎에 체중의 수배에 가까운 하중이 실리기 때문에 가능한 등산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분담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평지를 걸을 때 무릎에 실리는 하중은 체중의 2~3배에 이른다. 하지만 달리거나 등산과 같이 비탈길을 오를 때에는 5~7배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진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인 사람이라면 걸을 때는 120~180kg, 뛰거나 산에 오를 때는 300~420kg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진다.

이 무게가 바로 무릎관절에 다 실리는 것은 아니다. 무릎을 둘러싼 근육과 인대 등이 하중의 일부를 나눠 부담하기 때문이다.

젊은층은 무릎관절을 둘러싼 근육이 발달돼 있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해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그만큼 증가한다. 보편적으로 50~60대는 30대와 비교해 무릎 주변 근육량이 30~40% 정도 적기 때문에 중장년층일수록 등산 시 무릎을 조심해야 한다.

남동철 강북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낙엽 등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스패츠와 같은 등산장비를 착용하고, 무릎의 하중을 덜어줄 수 있는 등산스틱의 사용이 필수적"이라며 "미끄러져 부상을 당했을 시에는 하산 후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걷기만 잘해도 무릎 통증 예방

등산은 전신을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걸어야 하는 운동이다. 등산을 하다 보면 평소에는 많이 걷지 않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이동하는 일이 많은데, 이로 인해 무릎 관절에 많은 부담이 전달되며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산행 시 통증을 예방하려면 잘 걷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잘못된 자세로 계속 걷게 되면 무릎 관절이 더 쉽게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발바닥 전체로 땅을 정확하게 밟고, 천천히 리듬을 타면서 걸으면 관절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오르막길을 걸을 때는 뒷다리와 상체를 일직선으로 유지한 채 팔을 흔들면서 올라가야, 추진력이 생겨 무릎에 전달되는 부담이 적어진다.

내리막길에서는 상체를 앞으로 약간 기울인 채 뒷발로 균형을 잡고 무릎을 살짝 굽히며 걷는 것이 좋다. 조금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걸으면 체력을 아낄 수 있다.

김준한 더본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낙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발을 꼼꼼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며 "특히, 밑창이 닳아서 미끄러운 신발은 절대 금물이며, 낮은 산이라고 얕잡아보고 굽이 지나치게 높은 신발을 신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능하면 밑창이 튼튼하여 마찰력이 좋은 등산화가 좋지만, 등산화가 없을 경우에는 밑창에 요철모양이 있고 쿠션감이 있는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신발 끈은 발목 부분을 특히 잘 묶어야 이동할 때 발목의 흔들림이 적어지며 균형 잡기가 쉬워진다.

산행 후 피로를 풀기 위해 사우나에 갈 때는 다리를 냉탕에 담가 5~10분쯤 머문 뒤 온탕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는 얼음주머니를 이용해 무릎 부위를 냉찜질을 해주는 게 좋다. 냉찜질은 산행 뿐 아니라 마라톤, 골프 등 무릎을 포함한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한 뒤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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