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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각) 러시아 카잔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을 치릅니다.
이런 장현수를 두고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민 신문고가 돼버린 청와대 게시판에는 장현수를 어떻게 해달라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고위 관리까지 나서 SNS로 장현수 등 태극전사를 보호하자는 식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이 언론을 통해 기사화됐고, 그 기사에 달린 댓글 민심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흉흉합니다.
한국 축구는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매우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일부 열받은 과격한 축구팬들은 장현수의 연이은 실수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박지성 이영표 국가대표를 지낸 해설위원들은 "축구팬들은 비난할 권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영표 해설위원도 방송 중계에서 다소 과할 정도로 장현수의 플레이가 잘못됐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멕시코전 후 눈시울을 붉혔다고 합니다.
선수들은 월드컵 대회 기간 내내 핸드폰, 노트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생활이 매우 단조롭습니다. 훈련 시간은 하루에 평균 1시간 30분을 넘기지 않아요. 미디어와 댓글에 24시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젊고 또 민감할 나이입니다. 그렇다고 다 큰 청년들에게서 휴대폰을 빼앗을 수도 없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SNS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다 큰 성인들에게서 휴대폰 사용을 막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 겨울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의 쾌거를 일궜던 여자 컬링 대표팀의 5명의 태극낭자들은 자발적으로 휴대폰을 감독에게 반납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대회 기간 내내 그들에게 쏟아진 찬사와 감동의 메시지를 직접 읽지 못하고 간접적으로 전해 들으며 일전을 치렀습니다. 모든 경기를 마치고 자신들의 달라진 존재감을 알았던 겁니다.
23명의 태극전사들에게 여자 컬링 대표팀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태극전사들에게 부탁합니다. "정신적으로 강해지세요. 누가 뭐래도 당신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전사들입니다. 저급한 댓글 따위는 잠시 눈을 감으세요. 가슴벅찬 애국가를 듣고 마음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에서 모든 걸 쏟아붓고 당당히 걸어서 나오세요."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스포츠2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