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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발언대] 700만 돌파,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09-29 15:53


'최종병기 활'로 700만 관객을 넘기며 빅히트를 친 김한민 감독.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원래는 남이와 자인이가 정혼자 사이였어요. 또 자인이를 죽일 생각도 했었죠."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된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은 가을 바람 속에서도 여전히 꺾이지 않은 흥행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개봉 전보다 한층 여유로운 모습으로 작품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700만 관객을 돌파한 '최종병기 활'은 100억대 블록버스터들이 화제가 된 올 여름 영화 중 가장 주목도가 낮았고, 또 가장 빨리 촬영된 작품이었다. "올해 2월 10일 촬영을 시작해, 꼭 6개월 만인 8월 10일 후반작업까지 모두 마치고 개봉됐다. 찍기 시작하고는 변한 게 없었고요, 기획상의 변화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많았지요."

김 감독의 초고에서 신궁 남이(박해일)와 그 여동생 자인(문채원)이 원래 남매가 아닌 정혼자 관계였다는 점은 잘 알려졌다. 초기 관계 설정뿐 아니라 엔딩도 달랐다. "원래는 자인이가 데리고 다니는 꼬마 아이 캐릭터가 있었어요. 자인이가 결국 희생되고, 그 꼬마와 남이가 살아 돌아온다는 이야기였죠." 초고가 지금과 같이 남매와 자인의 약혼자(김무열) 이야기로 바뀐 것은 '추격전'이라는 성격 때문이었다. "정혼자 설정의 이야기에서는 남이가 자인이를 데리고 다니는 장면이 많다는 점이 계속 걸렸어요. 추격이 재미없어지거든요. 그래서 과감하게 바꿨죠."

과감한 시나리오 변경과 빠른 촬영으로 흥행까지 이끌어낸 김 감독은 스스로도 "결단이 빠른 편"이라며 "영화를 찍는 데도 로테이션을 좀 빨리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솔직히 감독이 시나리오 쓰겠다고 골방에 틀어박혀 몇 년을 소비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프로덕션 과정이 너무 길면 다들 질려요. 저는 전작 '핸드폰'도 2008년 10월에 촬영 시작해서 다음해 2월에 개봉시켰어요. '활'도 프로덕션 과정에서의 착오를 최대한 줄였죠. 짧은 과정이었지만 모두들 제 의도를 알아줘서 성공할 수 있었어요."

김 감독은 '최종병기 활'을 시작으로 '역사 3부작'의 나머지 두 편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 편은 일제 강점기를 다루는 블랙코미디, 나머지는 임진왜란이 배경이에요. 꼭 만들긴 할 건데, 이것들이 바로 다음 작품이 될 거라고 장담은 못하겠네요." '극락도 살인사건' '핸드폰' '최종병기 활'까지, 스릴러에 깊은 관심이 있는 김 감독이지만 '챔프' 같은 감동 드라마에 눈물을 흘리는 부드러운 면도 갖고 있다. "'챔프' 보고 5번을 울었어요. 스릴러나 강한 액션 만드는 감독이라고 마음까지 강철같은 건 아니에요.(웃음)"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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