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0주년을 맞은 국내프로야구 인기가 대단하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부상으로 장기간 경기에 불참해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야구는 몸싸움이 많은 다른 스포츠와 달리 안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의외로 많은 부상이 발생한다. 투수와 타자 모두 힘을 한곳으로 집중해야 하기에 자칫 예기치 않은 실수로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될 수 있다.
각 포지션 선수들이 입을 수 있는 부상과 치료법은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보자.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의 팔꿈치와 어깨 부상
야구선수가 전력으로 투구나 송구할 때 던지는 공은 시속 140㎞에 가깝다. 이 속도로 공을 던질 때 어깨와 팔꿈치의 인대가 받는 부담은 가만히 서서 팔을 1초에 20번 회전시킬 때 부담과 맞먹는다.
팔꿈치 부상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팔이 순간적으로 멈춰 뒤로 젖혀지는 순간, 팔꿈치 내측에서 외측으로 힘이 가해져 꺾일 때 부상하게 된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이 팔에 실리면서 팔꿈치 내측에 부하가 걸리게 되고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및 근육이 늘어나 손상을 입는 것.
투구 마무리 동작에서 과도하게 팔이 펴질 경우도 팔꿈치 내측에 손상을 준다.
어깨부상도 대표적인 투수의 고질병이다. 피칭을 위해 팔을 뒤로 뺐다가 공을 놓는 동작에서 어깨 위쪽의 관절 뼈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상부 관절 와순 부상(슬랩병변)이라 한다. 어깨 위쪽 관절 연골은 팔뚝의 이두박근 힘줄과 연결돼 있어 과도하게 어깨를 뒤로 젖히면 힘줄이 당겨져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붙어있는 뼈 연골이 손상될 위험이 높다.
스포츠에 의한 슬랩병변은 대부분 급성이라 바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손상 형태에 따라 치료방식이 다르다.
잦은 사용에 의해 연골이 닳고 불규칙해진 상태라면 연골을 다듬어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외상 등으로 파열된 경우에는 해당 부분을 묶어주는 봉합술을 주로 시행한다.
무거운 보호장비 속에서 쪼그려 앉은 포수의 무릎 부상
포수는 경기 내내 쪼그려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한 경기에 150회 이상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이런 자세는 자신의 몸무게의 7배 정도 하중을 무릎에 가한다. 게다가 포수가 착용한 방어구의 무게는 10㎏이 넘는다.
선수 몸무게가 60㎏이라 가정하면 70㎏(본인몸무게+방어구 무게)x7배(쪼그려 앉는 자세)x150회(한 경기당 앉았다 일어서는 횟수)=7만3500kg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진다.
이처럼 불안정한 자세에서 체중이 가해질 경우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신체의 체중 전달과 충격을 흡수해주는 이 연골판은 한번 찢어지면 재생되지 않고 계속해서 찢어진다.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봉합술, 절제술, 이식술 등을 시행하게 된다.
강력한 스윙 동작에서 오는 타자의 옆구리 부상
옆구리 근육(복사근)은 타자가 스윙을 하면서 몸을 회전하거나 비틀 때 주로 부상을 일으키는 부위다. 스윙 시 몸이 회전하면 급격하게 오른쪽 복사근에 과부하가 걸리고, 근육이 손상된다. 보통 우타석에서는 왼쪽 복사근이, 좌타석에서는 오른쪽 복사근에 문제가 발생한다.
복사근이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으면 연습을 즉시 중단하고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만약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경기에 참여하게 될 경우, 심해지면 칼로 옆구리를 찌르는 것과 같은 극심한 고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복사근 부상은 허벅지 근육통이나 다른 근육 손상과 비슷하기에 소염제를 복용하면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통증이 사라지면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그리고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
인천힘찬병원 김형건 과장은 "경기 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부상의 50% 이상을 방지할 수 있다"며 "운동 전 스트레칭은 몸 중심에서 먼 관절인 손가락, 발가락 관절부터 안쪽의 큰 관절인 가슴, 다리 관절과 근육 쪽으로 옮겨 몸을 풀어주며 약 30분 정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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