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자서장인터뷰] '매매춘 뿌리뽑힐 때까지 전쟁' 엄포
기사입력 2000년 01월 11일 15시 29분
요즈음 우리 사회 최고의 히로인은 뭐니뭐니해도 김강자 서울 종암경찰서장(55)이다.
여성으로는 최초로 경찰서장에 등용된 김서장은 최근 이 사회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청소년 매매춘에 대해 근본적인 수술을 하겠다는 의지로 매서운 단속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민중의 지팡이'인 셈이다.
자기가 경찰의 제복을 입고 있는 한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진 청소년들이 불륜의 늪에 빠지는 것을 근절한다는 일념으로 `하루 25시'를 살고 있는 맹렬 여성.
그녀가 청소년 매매춘 근절에 대해 갖고 있는 소신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현재의 단속 상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요.
▲적어도 제가 맡고 있는 종암경찰서 관내의 청소년 매매춘은 근절시키겠다는 것이 근본적인 생각입니다. 이 나라의 장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올바른 판단력이 형성되기도 전에 성에 대한 호기심부터 싹이 튼다면 나라의 장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는것 아닙니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단속을 하고 있습니까.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매매춘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그래서 정해진 단속시간없이 불시에 단속하는 형태로 하루 24시간 순찰과 단속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출근과 퇴근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후배 경찰관들과 함께 뛰고 있는 것어요. 저희들의 노력으로 우리의 아들딸, 그리고 아우들이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만 있다면 어떤 고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50일 단속을 하겠다고 했는데요.
▲수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50일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저를 비롯한 종암경찰서의 전직원들은 밤을 낮처럼 살 것입니다.
－시민단체들과 연대해서 단속을 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계신 것같은데요.
▲저희들의 힘만으로 부족하다면 시민단체는 물론 모든 국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불법매매춘이 근절되지 않는다면 청와대를 비롯한 국정담당자들에게도 도움을 청할 것입니다. 청소년이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하면 이 나라의 장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단속이 일과성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말이 중복되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지금 저희들이 하고 있는 노력은 이 나라의 청소년 매매춘이 근절되는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아니 그 이후에도 다시는 이 땅에 불륜 매매춘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발본색원을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입니다.
－서장의 철저한 단속이 시작된 지난 6일 이후의 실적은 어떻습니까.
▲모든 업소들이 외형적으로는 협조를 하는 것같은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또 일부업소에서는 자정결의도 하고 있고요. 하지만 단속의 강도가 느슨해지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 청소년 유흥업소의 특징입니다. 앞으로도 지금의 단속활동 강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입니다.
－요즈음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만큼 격무일텐데 주위에서 격려해주시는 분들은 있습니까.
▲물론이지요. 당연한 일을 하고 있는데 무슨 큰일이나 한 것처럼 칭찬을 들어 오히려 송구합니다. 종암서 관내뿐만 아니라 지방에 계시는 분들까지도 저희들의 노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시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김석현 기자 power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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