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손수건 사용자 급감…사장위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24일 16시 04분
손수건이 안 보인다.
개인 소지품 중에서도 필수품에 속하던 손수건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신사의 바지 뒷주머니에서도 숙녀의 핸드백 속에서도 손수건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설령 가지고 있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수건을 대신할 용품들이 많아진 까닭이다.
언제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화장지며, 웬만한 화장실에는 다 비치돼 있는 `두루마리 타월'이며, 세면대 옆에 설치되어 있는 온풍기며….
룸살롱이나 주유소 등에서 펼치는 판촉용 화장지의 무차별 살포도 손수건의 사양화를 부채질해 온 게 사실이다.
손수건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생활습관도 바뀌고 있다.
우선 초등학교 1학년짜리 코흘리개들의 왼쪽가슴에서 손수건이 거의 사라졌다.
등산객이나 운동선수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다.
과거엔 땀을 닦기 위해 손목에 묶기도 하고, 머리띠로도 곧잘 사용했지만 그 역시 세련된 밴드로 대체된 지 오래다.
직장인 김지연씨(26．서울 동대문구 신설동)는 "요새 누가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냐"며 손수건 얘기를 꺼내는 자체부터가 우습다는 투다.
그러니 트윈폴리오가 부른 `하얀손수건'같은 노래의 탄생은 더더욱 기대하기 힘들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요새는 우는 장면에서 대부분 손으로 눈물을 훔치거나 티슈를 뽑아 눈물도 닦고 코도 풀지 손수건을 꺼내는 일은 흔치 않다는 점이다.
사는 사람이 잘 없으니 파는 가게도 드물다.
대형 백화점에서조차 구색맞추기용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패션소품전문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은미씨(23)는 "요즘은 손수건 찾는 손님이 거의 없다"면서 "어떤 날은 가격 물어보는 사람조차도 없다"고 했다.
인스턴트 문화에 휩쓸려 시나브로 우리곁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손수건.
이젠 선물용으로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