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조한승 초단 ●김영삼 2단
기사입력 1996년 05월 26일 16시 04분
제 5 보(43~50)=상변 흑 43에 일련된 수순에 이의가 제기되면서 검토실의 공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흑(전보 흑 35)의 필연적 침투로부터 발발한 상변의 전투는 향후 전국으로 파급될 영향력을 따져볼 때 대단히 중요하다.
이 치열한 접전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쪽이 국면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터인데 그만큼 중대한 시점에서 흑 43, 45, 47로 일일이 단수치고 나가는 하수의 행마는 동감할 수 없다는 것.
여기서는 흑 43, 백 44를 교환하지 말고 그냥 의 흑 1로 젖혀나갔어야 했다는 게 검토실에 둘러앉은 몇몇 기사들의 견해.
백 2로 끊을 때 흑 3, 5를 결정하고 흑 7에 백 8로 차단하면 흑 9로 안형을 갖추는 이 그림이, 백을 두텁게 해줘가며 흑 43 이하 49까지 꾸물꾸물 빠져나온 실전보다 낫다는 얘기다.
그러나 관전자의 심리와 실전 당사자의 심리는 분명히 다르다. 흑 9로 안형을 갖췄다고는 하지만 아직 백쪽에는 A로 붙여 잡으러가는 최강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흑 B, C, D등 뒷맛이 많아 고약하기는 하지만 막상 백이 칼을 빼들도 달려들면 흑도 `확실하게 산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것이다.
흑 49까지 상변 백의 텃밭을 양분하며 빠져나왔지만 백도 좌상일대가 두터워졌고 백 50으로 기립한 자세가 의외로 탄력이 있어 불만 없다.
백이 27분을 숙고하는 동안 고작 5분을 소비했다는 시간의 비교. 왠지 흑이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