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 하나로 어머니의 지갑에서 돈을 훔쳐 달아나 유랑극단의 밑바닥부터 시작한 그는 오랜 세월 동양극단 아세아극단 장미악극단
등을 거치며 무명 시절을 거치면서 한 단계씩 올라서 마침내 유랑극단 인기스타 자리까지 오르는데 성공했다.
그러던 중 TV의 등장은 유랑극단 배우 배삼룡을 일약 인기 코미디언 배삼룡으로 탈바꿈시켰다. 1964년 TV의 출범과 함께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시작, '웃으면 복이와요' '쇼반세기' '부부만세' 등으로 구봉서, 서영춘과 함께 코미디언 트로이카 체재를 구축하며 최고의
인기 코미디언으로 각광받았다. '비실비실 배삼룡, 바보 개다리춤'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았다.
KBS와 TBC가 배삼룡을 차지하기 위해 납치 격돌 사건을 벌인 것은 그의 인기를 증명하는 당시의 유명한 일화.
무대 위에서는 늘 남에게 웃음을 주는 존재였지만 개인사적으로는 굴곡이 많았다. 지인에게 돈을 빌려줬다 문제가 돼 빚에 쫓기며 밑바닥 인생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몇차례 겪는가하면 사랑하는 여인들과의 어긋난 인연으로 가슴아파한 적도 많았다.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80년 신군부가 등장후 미국으로 가 현지교포와 재혼하고 귀국했으나 이미 후배들이 차지한 무대에서 왕년의 인기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90년대 들어서는 악극 '눈물의 여왕'이나 '그때 그 쇼를 아십니까' 등을 통해 새롭게 옛 유랑극단 시절의 감동을 재연하기도 했다.
코미디 황제로 기억되는 배삼룡. 하루빨리 쾌차해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에 서고 싶다던 일생의 꿈★을 이뤄주길 기대한다.
< 정경희 기자 scblog.chosun.com/gumnu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