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3차전서 양 팀 선수들이 집단 몸싸움을 벌였는데요. 그 이튿날 4차전을 앞두고 SK 선수들은 전날 무용담을 늘어놓기 바쁘더군요.
이진영은 "우르르 달려나가 멱살을 딱 잡고 보니 두산 윤석환 코치님이라서 깜짝 놀랐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어~, 어~ 하면서 멱살을 놓지도
못하고 딱 얼어붙었다"고 하더군요. 정경배는 "화장실 다녀오는데 누군가 소리치면서 달려나가길래 얼떨결에 따라 나갔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점에 두산 선수들은 "제정신 아닌 팀과는 경기 못 하겠다"면서 상대적으로 흥분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산 리오스는 "SK
투수(김모)가 우리 팀 이종욱의 얼굴을 때리는 걸 보고 참을 수 없었다"며 전날 흥분했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3차전에서의 몸싸움은
SK에겐 약이 되고, 오히려 앞서고 있던 두산에겐 흥분이 지속되면서 독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김광현 승리 예언 천기누설
휴대폰 야구게임 통해 분석
★…올시즌 한국시리즈처럼 시작전부터 예상이 분분했던 적도 없는 것 같은데요. 한국시리즈가 벌어지기 전 조사한 바로는 거의 모든 전문가가 두산의
우세를 점쳤습니다. 실제 선수들의 데이터를 적용한 온라인 시뮬레이션 게임마저 두산의 우승을 예고할 정도였으니 SK 선수들은 경기를 치르기 전부터
주눅이 들어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런 예상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SK의 승리를 자신했던 선수가 바로 김광현이었습니다. 김광현은 4차전에서 리오스와
맞대결해 7⅓이닝동안 안타 1개만 내주고 삼진 9개를 잡는 '크레이지 모드'를 선보여 팬들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사실 덕아웃에서는 김광현의
호투보다도 경기전 했던 그의 천기누설(?)이 더욱 화제가 됐습니다. 김광현은 4차전이 있던 날 "오늘 (조)동화형이 저의 일등도우미가 될 거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황당했습니다. 김광현이 평소 심심할 때 즐기는 휴대폰용 야구 게임이 있는데 자신과 리오스를 선발로 놓고 경기를
해본 결과 SK가 2대0으로 이기더랍니다. 자신은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조동화가 3안타를 몰아치며 승리를 이끌었다고 하더군요. 김광현은
"3차전도 로마노랑 김명제를 선택해서 했는데 결과가 10대2였다. 실제 스코어가 9대1이었으니 얼추 맞다"며 예의 그 순진한 미소를 보였습니다.
결국 경기는 조동화가 리오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맹활약했고 자신도 호투했으니 예언이 맞아떨어진 셈이 됐습니다.
비타민제를 안정제로 속여
먹은 선수들 "효과 끝내줘"
★…두산 김민호 1루코치의 '플라시보 효과'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습니다. '플라시보'란 약이 아닌 것을 환자에게 특효약이라고 속이고 투여했을
때 심리적인 영향으로 실제 효과를 보는 것을 말하는데요. 김 코치는 1차전 하루 전날인 지난달 21일 유난히 긴장하는 민병헌과 김현수에게 '약'을
한알씩 줬답니다. "독일에서 구한 안정제인데 이걸 먹으면 피의 흐름이 늦어져 긴장을 안하게 된다"라는 그럴듯한 설명과 함께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복합 비타민제였지요. 1차전이 끝나고 둘 다 김 코치에게 와서 "약효가 너무 좋다"며 또 달라고 하더랍니다. 김 코치가 "별 부작용은
없었냐?"고 물었더니 민병헌은 누가 들을세라 작은 소리로 "다 좋은데 소변이 너무 노랗게 나와요"하고 걱정하더랍니다. 두산이 우승했더라면 플라시보가
더욱 빛났을테지만 어쨌든 김 코치의 심리전은 성공이었습니다.
두산-한화 약속 깨고 MVP-신인왕 치열한 홍보전
★…지난달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MVP 및 신인왕 기자단 투표장에서 8개 구단 홍보팀 사이에 미묘한 감정싸움이 있었는데요.
두산과 한화가 홍보팀간 약조를 어겼다는 겁니다. 이날 두산은 MVP 후보 리오스와 신인왕 후보 임태훈의 활약상을 담은 홍보책자를 기자단에 돌렸습니다.
한화도 MVP 후보 류현진의 이름이 새겨진 타월을 기자들에게 선물했죠. 한 표라도 끌어모으겠다는 홍보팀들의 심정입니다만, 지난 여름 8개구단
홍보팀 간담회에서 '시즌 종료후 시상식에서 홍보 활동을 하지 말자'고 결의한 것을 깼다는 것이죠. 모 구단 홍보관계자는 "어길 약속을 왜 동의했는지
모르겠다. 유치한 것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두산측에서는 "기자들에게 수상이 유력한 선수의 성적과 경력을 참조하라는 차원에서
간단한 책자를 만든 것 뿐"이라고 해명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