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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압도적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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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스프링캠프 시작 이후 새 감독을 찾아야 했다. 사상 초유의 상황에 맞닥뜨린 KIA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게 주변의 예상이었다. 스프링캠프 중이라고 해도 코치진, 선수단이 모두 꾸려진 상황에서 새 감독이 홀로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는 무리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후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KIA였기에 새롭게 지휘봉을 잡는 감독의 임무도 우승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외부 지도자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내부 승격 쪽으로 시선이 모아졌다. 그러나 확신을 줄 만한 감독감을 내부에서 찾기 쉽지 않다는 시선도 존재했다.
이 감독은 호주 캠프지에서 감독 승격 통보를 받고 곧바로 팀을 이끌었다. 경험 부족에 대한 예상과 달리, KIA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비로소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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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첫 고비는 LG에 선두 자리를 내준 시점이었다.
당시 KIA는 이의리에 이어 윌 크로우가 부상 이탈하면서 선발진 균열이 커진 상태였다. 대체 선발 체제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불펜을 풀가동하면서 누적된 피로가 결국 부담으로 돌아왔다. 이 와중에 4월 한 달간 뜨거웠던 방망이가 식은 것도 어려움을 키우는 요소가 됐다. 정재훈 투수 코치와 이동걸 불펜 코치가 백방으로 노력하며 마운드를 끌어갔고, 곧 선두 자리도 되찾았다. 하지만 2위팀이 2경기 이내로 추격하는 나날이 계속되면서 피로감이 가중됐다. 취임 두 달을 넘긴 이 감독 역시 작전이나 운영 면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등 불안한 모습이 이어졌다. 반등을 위한 무언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KIA는 6월 29일 수석 코치 변동을 단행했다. 퓨처스팀을 이끌던 손승락 감독이 1군 수석코치를 맡고, 진갑용 수석 코치가 퓨처스로 이동했다. 함평 투수 아카데미를 이끌면서 마운드 전반 청사진을 그려왔고, 지도 철학도 단단한 것으로 알려진 손 코치가 1군 마운드 안정 뿐만 아니라 이 감독이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퓨처스 외엔 KIA와 큰 인연이 없던 손 코치의 1군 부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지만, KIA는 그의 능력에 주목했다.
손 코치 부임 이후 KIA는 투-타 뿐만 아니라 벤치 운영 면에서도 서서히 안정을 찾아갔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었던 대구 삼성전을 모두 잡으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가는 토대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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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최대 고민은 '외국인 투수'였다.
윌 크로우의 부상 대체 선수로 데려온 캠 알드레드를 향한 시선이 물음표였다. 좌타자에겐 극강의 모습을 보였지만, 우타자 상대 효율이 좋지 않았다. 9경기에 등판해 3승,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가 3번에 불과한 것도 아쉬웠다.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한 등록 마감 시한인 8월 15일 전까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알드레드보다 나은 활약을 펼칠 만한 투수를 찾는 일이 쉬운 건 아니었다. KIA는 좌완 에릭 라우어와 계약하면서 크로우, 알드레드와의 결별을 택했다.
라우어의 KIA행 소식은 적잖은 파장을 몰고왔다. 불과 2년 전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투수를 시즌 중반에 데려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 KIA가 지난달 타구에 턱을 맞아 수술대에 오른 제임스 네일의 대체 선수로 대만 프로야구(CPBL)에서 10승을 올린 에릭 스타우트까지 부상 대체 선수로 재빠르게 영입한 것도 놀라움을 자아냈다.
KIA는 2021년 애런 브룩스 이후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22~2023시즌엔 두 번이나 시즌 중 대체 투수를 영입해야 했을 정도. 하지만 지난해 대체 투수 영입 이후 해외 네트워킹을 크게 강화했고,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부상 변수 때 그 성과가 드러났다. 무엇보다 이런 기반을 토대로 빠른 결정을 내린 KIA의 속도전이 돋보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