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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도움 속에 유럽진출…이우진 "성장해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입력 2023-11-15 12:41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고교생 중 최초로 유럽프로배구에 직행한 이우진(오른쪽)이 15일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임근혁 IM 컨설팅 대표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8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경기. 득점에 성공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기뻐하고 있다. 2023.10.18 xanadu@yna.co.kr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고교생 중 최초로 유럽프로배구에 직행한 이우진(오른쪽)이 15일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버지 이동훈 씨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탈리아행 도운 '김연경의 에이전트' 임근혁 대표는 수수료도 받지 않아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부모님과 지도자,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던 이우진(18·경북체고)은 곧 "김연경 선배님께도 정말 감사하다. 꼭 훌륭한 선수가 되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배구 황제' 김연경(35·흥국생명)은 이우진의 이탈리아 1부리그 베로 발리 몬차 입단의 숨은 조력자다.

15일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이우진은 "김연경 선배를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늘 존경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도움을 크게 받았다. 내가 한국 배구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성장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 선수인 김연경 선배를 닮고 싶다"고 밝혔다

이우진은 몬차와 계약하며 한국 고교생 중 처음으로 '유럽리그에 직행한 배구 선수'가 됐다.

처음부터 이우진이 '국외 진출'을 꿈꾼 건 아니다.

지난 8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19세 이하 세계배구선수권대회에 한국 청소년 대표팀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한 이우진에게 이탈리아 에이전트가 "이탈리아리그에서 뛰어보지 않겠나"라고 제의했다.

당시 한국은 30년 만에 3위에 올랐고, 이우진은 베스트7에 선정됐다.

이우진은 "사기 아닌가"라고 의아해했지만, 일본 남자배구의 아이콘 이시카와 유키(파워 발리 밀라노)의 이탈리아행을 도운 에이전트는 이우진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처음에는 청소년대표팀 통역이 이탈리아 에이전트와 이우진의 가교 구실을 했다.

하지만,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 이우진을 돕던 통역도 어려움을 느꼈다.

최근 한국 배구 선수가 국외리그에 뛰는 사례가 거의 없다.

이우진의 부모는 어디에 도움을 구해야 할지난감해했다.

이우진의 어머니 이미옥 씨는 여자배구 최정상급 리그 튀르키예에서 오래 뛴 김연경을 떠올렸고, 청소년대표팀 코치를 통해 김연경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는가"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미옥 씨는 "연락을 취하면서도 현역 선수이고, 자신의 일만으로 바쁜 김연경 선수가 답을 주실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코치님께 '김연경 선수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라고 부탁드렸다"고 떠올렸다.



김연경은 곧바로 응답했다.

유럽리그 등 국외리그 사정에 밝은 자신의 에이전트인 임근혁 IM 컨설팅 대표를 이우진의 부모에게 소개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임근혁 대표는 "이우진과 접촉한 이탈리아 에이전트와는 이번에 처음 교류했다. 일단 다른 이탈리아 에이전트를 통해 이우진에게 연락을 취한 에이전트가 이시카와의 유럽 진출을 도운 사람이라는 걸 확인했다"며 "그다음은 이탈리아 에이전트가 제시한 내용을 부모님께 전달하기만 했다. 몬차 구단과 에이전트가 이우진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해서, 계약이 성사된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이미옥 씨는 '에이전트 수수료' 등 물질적인 보상을 하고자 했지만, 임근혁 대표는 "한국 배구 유망주가 새로운 무대에서 뛸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정중히 사양했다.

이미옥 씨는 "우리 가족에게 임 대표와 김연경 선수는 정말 은인인데, 아주 작은 선물도 받지 않으신다"며 "우진이가 혼자만의 힘으로 이탈리아에 진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진이가 나중에는 임근혁 대표, 김연경 선수에게 보답할 수 있는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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