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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감독과 선수의 수직적인 관계에서는 나올 수 없는 장면이었다. 마음 통한 친구처럼 두 사람이 손가락을 맞댔다.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경기. 1세트 대한항공이 10-7로 앞선 가운데 타이스의 오른쪽 후위 공격이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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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스가 때린 공은 블로커 정한용의 왼쪽 팔을 스친 후 김규민의 몸을 맞고 벤치 쪽으로 튕겨 나갔다. 아직 공이 코트에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타이스가 착지 후 센터라인을 넘는 장면이 비디오판독에 의해 밝혀졌다. 센터라인 침범 범실이 확인되며 10-8의 점수가 11-7로 정정됐다.
대한항공 선수들의 환호성 속에서 틸리카이넨 감독이 평소보다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왜 그랬을까?
틸리카이넨 감독은 사실 센터라인 침범을 눈치채지 못했다. 최종 수비를 한 김규민 쪽으로 시선이 돌아간 후 곧바로 정한용의 블로킹 동작에 대해 지적하느라 타이스의 범실을 볼 수가 없었다.
자신은 놓쳤지만, 선수들 덕분에 귀중한 한 점을 되찾아 왔다. 그게 36세의 젊은 외국인 감독을 더 기쁘게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환한 미소와 함께 코트를 향해 손을 내밀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감독이 내민 손가락에 조재영이 같이 맞장구를 치며 '찌릿'한 E.T 세리머니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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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럭무럭 자라나는 젊은 피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한 임동혁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공격성공률도 67%로 효과 만점. 거기에 아웃사이드 히터인 이준이 16득점, 정한용도 13득점을 올리며 한국전력을 압도했다. 이준은 블로킹에서도 6득점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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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점 3점을 추가한 대한항공은 10점으로 OK금융그룹을 따돌리며 3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대한항공. 3년 연속 통합우승팀의 저력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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