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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탈락이 확정된 북한 선수들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선수도 감독도, 한국 취재진의 눈을 피했다.
1~2세트는 비교적 무난하게 패했지만, 3세트부터 투혼을 불살랐다. 리베로 편림향, 주장이자 세터인 림향을 중심으로 한 수비 조직력이 살아났고, 주공격수 김현주(31득점)는 팀 전체 공격 횟수(159회)의 42%(67번). 득점의 37%를 책임지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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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트남의 에이스 트란 띠 딴 후이(25득점)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후이는 1m93의 큰 키로 북한 블로킹벽과 수비진을 가차없이 유린했다. 결국 북한은 이날 패배로 5일 남북 대결을 앞두고 탈락이 확정됐다.
과거 아시안게임에선 남북한이 비교적 자유롭게 교류했다. 단일팀으로 출전하기도 했고, 북한 선수들이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일은 보기드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남북 관계 경색에 따라 이번 대회 북한 선수들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한국 취재진을 외면하고 있다.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하지 않음은 물론 눈조차 마주칠까 조심하는 모습이다.
이날 북한 여자배구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은 고개를 깊숙이 숙인 채 눈을 피하며 믹스트존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쳤다. 리현남 감독도 장정향 심판(장웅 전 IOC 위원의 딸)과 이야기를 나눴을 뿐, 취재진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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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