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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는 쌍둥이, 이번에는 도로공사…또 불발된 '배구 황제' 대관식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04-06 21:56 | 최종수정 2023-04-06 23:22


2년 전에는 쌍둥이, 이번에는 도로공사…또 불발된 '배구 황제' 대관식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새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열렸다. 동료들을 응원하고 있는 흥국생명 김연경.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06/

[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우승의 한은 결국 풀리지 않았다. 김연경(35·흥국생명)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궜다.

흥국생명은 6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2대3(25-23, 23-25, 23-25, 25-23, 13-15)으로 패배했다.

1,2차전을 먼저 잡았지만, 3,4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벼랑 끝까지 몰렸다. 운명의 5차전. 사령탑이 말한 "상상하기도 싫은 결과"가 현실이 됐다.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이자 '배구 황제' 김연경은 14년만에 V리그 우승에 도전했다.

김연경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8~2009시즌. 박미희 감독이 이끌던 2018~2019시즌 우승을 했지만, 당시에는 김연경이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2년 전 아쉬움은 결국 털어내지 못했다. 친정팀 흥국생명을 떠나 오랫동안 해외에서 활약했던 김연경은 지난 2020~2021시즌을 앞두고 V리그에 '깜짝' 복귀를 했다. 김연경을 비롯해 이재영, 이다영 등 국가대표급 주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던 흥국생명은 '우승 후보 0순위'였다.

압도적인 전력 차를 바탕으로 쉽게 정상에 서는 듯 했지만,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문제 등으로 팀이 어수선해졌다. 결국 흥국생명은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고, 김연경도 중국리그로 떠났다.

한 시즌 후 다시 김연경이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흥국생명은 이번에도 김연경 복귀 효과로 불안했던 전력을 단숨에 채웠다.


시즌 초반 주인공은 현대건설이었다. 개막 15연승을 달리면서 빠르게 승점을 쌓아갔다.

반면, 흥국생명은 세터진과의 호흡 문제 등으로 주춤했고, 시즌 도중 권순찬 감독이 '윗선 개입'을 경질 되는 등 팀을 흔드는 요인도 있었다.

흥국생명은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그 중심에도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타팀 외국인 선수들과 주요 공격수들을 제치고 공격종합 전체 1위에 올랐다.

김연경을 앞세워 정규 시즌 역전 1위를 차지한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쓴잔을 들어야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팀으로 맞붙은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솔직히 김연경이라는 선수 한명이 팀 전체를 단단하게 만들고 어렵게 만든다. 김연경을 견제하기 위해서 오히려 팀내 다른 선수들이 편해지는 팀이 되니까 상대로서 굉장히 힘들다. 김연경은 어떤 공이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항상 흥국생명과 할때는 김연경에게 점수를 주더라도 다른 선수를 막으려고 준비하는데 그게 잘 안됐던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연경 역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고 "내 영향력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좋은 영향력을 주고 결과도 나와서 좋다"고 웃었다.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김연경은 남은 힘을 쥐어짜면서 득점을 올렸다. 5세트까지 가는 접전. 그러나 승자는 도로공사가 됐다.

14년 만에 우승을 바랐지만, 결과는 2년 전과 같았다. 커리어의 끝을 향해 가는 김연경의 '한풀이'은 현재진행형이 됐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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