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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모두들 '스테이(stay)'를 외친다. 자꾸 내 여권을 빼앗으려고 한다. 고이고이 잘 숨겨놨다."
도드람 2020~2021시즌 GS칼텍스의 우승은 러츠의 프로 인생 첫 우승이다. 그만큼 감회가 남달랐다. 러츠는 "정말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스탠포드대학교 다닐 때 전국대회 우승을 했었다. 하지만 그때 내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서브나 후위공격도 내 역할이 아니었다. 올시즌은 거의 전경기를 뛰면서 내게 주어진 책임감과 부담감을 이겨낸 결과라서 더 좋다."
하지만 러츠는 트라이아웃 당시 "작년에 못한 우승을 하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고 말할 만큼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장담은 현실이 됐다. 러츠는 득점(678점→854점), 공격 성공률(41.39%→43.89%), 디그(181개→255개) 등 공수 전 부문에서 향상된 기록을 남겼다. 공격 점유율에서도 이소영-강소휘와 함께 뛰었음에도 39.13%를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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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을 대표하는 김연경과도 라이벌리를 이뤘다. 김연경이 "커도 너무 크다"며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선수로 꼽기도 했다. 러츠는 "김연경에게 고맙다. 참 듣기 좋은 얘기"라며 "난 때리는 것보다 블로킹이 더 좋다"며 웃었다.
시즌을 마친 러츠의 관심사는 음식이다. 러츠는 "내 귀가는 집앞 가게에서 타코를 먹는 걸로 시작한다. 파스타와 피자도 정말 좋다. 탄수화물은 내 삶의 의미다. 집에 가면 엄청나게 먹고 16시간 정도 잘 것"이라고 강조했다. 2m6의 거구에겐 비즈니스 클래스도 너무 좁아 편히 수면을 취할 수 없다고.
차 감독에 대해서는 "딱 봐도 차갑고 무서운 얼굴"이라며 웃었다. 이어 "훈련 때는 언제나 최고를 추구한다. 선수들을 다 죽여놓는다. 그런데 훈련 외 시간에는 선수들의 놀림을 다 받아주더라"고 덧붙였다.
"정말 좋은 2년이었다. 감독님이 다시 불러준 덕분에 위대한 시즌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정말 고맙다. 아마 감독님도 연습 때마다 내가 생각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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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도 비시즌에 영어수업을 받으며 러츠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 러츠는 "한다혜는 영어를 할 때도 투지가 넘친다. 영어로 말 거는 것도 좋아하고, 말문이 막혀도 우리말로 바꾸지 않고 손짓 발짓하며 어떻게든 영어로 끝맺는다"며 웃었다, 가장 친한 선수로는 힘들 때마다 자신을 위로해준 김유리, 그리고 '에너제틱 듀오' 권민지과 문지윤을 꼽았다.
러츠는 다음 시즌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새로운 리그에서 도전할 생각이다. 팀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부탁하자 러츠의 표정도 아련해졌다.
"사랑해 얘들아. 내 바보같은 농담 잘 받아줘서 고맙다. 똘끼 가득한 팀에서 함께 뛴 2년 동안 정말 즐거웠어. 보고싶을 거야."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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