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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릴레이 인터뷰]⑥현대건설 양효진 "챔피언전 갔으면 우리가 이겼을 것"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4-07 07:34


현대건설 양효진은 시즌이 조기 종료된 걸 아쉬워했다. 특히 GS칼텍스와 챔피언전서 만났다면, 좋은 승부를 했을 거란 얘기도 했다. 양효진이 지난 3월 1일 수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여자배구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이도희 감독은 지난 2월 11일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를 꺾은 뒤 "현대건설 하면 양효진을 빼고 얘기할 수 없다. 현대건설의 레전드 입지를 점점 굳혀가는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이날 사상 첫 통산 5500득점을 돌파한 양효진에 대한 평가였다.

양효진은 2007년 입단해 현대건설에서만 13시즌을 뛰었다. 세 차례 FA 자격을 얻어 모두 현대건설을 선택했다. 이 감독의 칭찬대로 최근 10여년 양효진의 활약은 현대건설의 역사가 됐다.

현대건설은 2019~2020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배구연맹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리그 종료를 선언, 1위를 달리던 현대건설이 우승팀이 됐다. 현대건설은 3월 1일 '맞수'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3대0의 완승을 거두며 선두로 올라섰다. 결과적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역전 우승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양효진은 이날 4블로킹을 포함한 16득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이유로 시즌이 일찍 끝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양효진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그렇게 끝난 건 당황스럽다. 선수들도 (리그 중단 후)끝날 거 같은 예감은 했다. 다만 성적이 좋은 상황에서 정규리그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도 취소된 건 아쉬웠다"고 밝혔다.

만약 시즌이 그대로 진행돼 포스트시즌까지 열렸다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현대건설과 GS칼텍스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번 시즌 6차례 맞대결에서 두 팀은 3승3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마지막 매치에서 현대건설이 승리했지만, '높이'의 GS칼텍스는 언제나 부담스러운 상대다.

그러나 양효진은 "마지막에 리베로 부상도 있고 팀이 많이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5라운드를 힘들게 하다 보니 그 속에서 끈끈해지고 대책도 찾아가는 상황이었다"며 "챔피언전에서 만났다면 우리가 전력적으로 우위라 우승에 부족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그런 포부는 다른 팀 못지 않게 갖고 있다. 우리 자체가 팀워크와 밸런스가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GS칼텍스와의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3대2 경기도 많이 하고, 승수는 많은 편인데 질 뻔한 경기를 이긴 적도 많고, 끝까지 힘들게 하다가 이긴 경기도 많았다. 모든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시즌을 되돌아봤다.


양효진은 이번에 FA 자격을 얻은 이다영이 팀에 남아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개인 선택의 문제고 좋은 선택과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양효진은 또 같은 센터 포지션에서 무럭무럭 성장중인 후배 정지윤과 이다현에 대한 칭찬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신체조건이 좋고 점프력, 파워도 좋다고 느낀다. 그런 것 말고도 노력도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다. 앞으로 크게 되고 좋은 기량을 쌓아서 한국 배구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될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현대건설에서는 이다영 황민경 김연견 등 3명의 FA가 나왔다. 셋 모두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 전력들이다. 현대건설은 이들과의 재계약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양효진도 이들의 잔류를 바란다. 하지만 프로는 비즈니스고, 계약은 선택이다. 양효진은 "나도 FA를 3번 했는데, 그에 관해서는 너무 조심스럽다. 속으로는 후배들이 남았으면 하지만 무작정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또 바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여러 가지가 얽혀있다"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셋 모두 남았으면 하지만,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본인이 최선의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앞으로 운동할 날이 많다. 좋은 선택,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양효진은 통산 득점(5562점)과 블로킹(1202개)에서 독보적인 1위다. 여전히 기록 욕심은 있지만, 누군가는 깰 것이라고 본다. 양효진은 "기록은 영원하지 않다. 대신 최대한 다른 선수들이 깨기 힘든 기록을 세우고 은퇴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기록은 누군가 깰 수 밖에 없다. 연연하지 않고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우승은 해도 해도 좋다는 말이 있다. 양효진도 마찬가지다. 그는 "우리가 좋은 신인 선수들도 많고 FA도 다 남는다면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있는 편이다 보니 우승을 더 하고 은퇴하고 싶은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은 휴식기다. 양효진도 현재 특별한 계획이 없다. 사회적 분위기 탓도 있지만, 지난해 충분히 쉰 게 시즌서 도움됐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양효진은 "작년에 수술 후 충분히 재활하고 대표팀에 들어갔고, 시즌도 탈 없이 치렀다. 이번에도 근력을 최대한 보강해서 최대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쉬고 운동하겠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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