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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여자배구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이도희 감독은 지난 2월 11일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를 꺾은 뒤 "현대건설 하면 양효진을 빼고 얘기할 수 없다. 현대건설의 레전드 입지를 점점 굳혀가는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이날 사상 첫 통산 5500득점을 돌파한 양효진에 대한 평가였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이유로 시즌이 일찍 끝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양효진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그렇게 끝난 건 당황스럽다. 선수들도 (리그 중단 후)끝날 거 같은 예감은 했다. 다만 성적이 좋은 상황에서 정규리그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도 취소된 건 아쉬웠다"고 밝혔다.
만약 시즌이 그대로 진행돼 포스트시즌까지 열렸다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현대건설과 GS칼텍스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번 시즌 6차례 맞대결에서 두 팀은 3승3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마지막 매치에서 현대건설이 승리했지만, '높이'의 GS칼텍스는 언제나 부담스러운 상대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GS칼텍스와의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3대2 경기도 많이 하고, 승수는 많은 편인데 질 뻔한 경기를 이긴 적도 많고, 끝까지 힘들게 하다가 이긴 경기도 많았다. 모든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시즌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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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현대건설에서는 이다영 황민경 김연견 등 3명의 FA가 나왔다. 셋 모두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 전력들이다. 현대건설은 이들과의 재계약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양효진도 이들의 잔류를 바란다. 하지만 프로는 비즈니스고, 계약은 선택이다. 양효진은 "나도 FA를 3번 했는데, 그에 관해서는 너무 조심스럽다. 속으로는 후배들이 남았으면 하지만 무작정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또 바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여러 가지가 얽혀있다"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셋 모두 남았으면 하지만,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본인이 최선의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앞으로 운동할 날이 많다. 좋은 선택,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양효진은 통산 득점(5562점)과 블로킹(1202개)에서 독보적인 1위다. 여전히 기록 욕심은 있지만, 누군가는 깰 것이라고 본다. 양효진은 "기록은 영원하지 않다. 대신 최대한 다른 선수들이 깨기 힘든 기록을 세우고 은퇴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기록은 누군가 깰 수 밖에 없다. 연연하지 않고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우승은 해도 해도 좋다는 말이 있다. 양효진도 마찬가지다. 그는 "우리가 좋은 신인 선수들도 많고 FA도 다 남는다면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있는 편이다 보니 우승을 더 하고 은퇴하고 싶은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은 휴식기다. 양효진도 현재 특별한 계획이 없다. 사회적 분위기 탓도 있지만, 지난해 충분히 쉰 게 시즌서 도움됐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양효진은 "작년에 수술 후 충분히 재활하고 대표팀에 들어갔고, 시즌도 탈 없이 치렀다. 이번에도 근력을 최대한 보강해서 최대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쉬고 운동하겠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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