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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이 단장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미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상황에서 한국전력은 연패의 늪에서 허우적 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KOVO에 외국인 선수 추가 교체를 요청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한 사정이야 딱하고 이해할 만 하다. 연패 탈출이 시급한 한국전력 입장이야 설명이 필요없다. 타 구단들 역시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의 여지가 있다.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배구 인기에 특정팀의 몰락은 악재가 될 수 있다. 전력 평준화 속에 치열한 순위 싸움이 최고의 볼거리이기 때문이다. 승패가 뻔한 경기를 보러가고 싶은 팬들은 많지 않다. 한국전력이 V리그 흥행가도에 찬물을 끼얹는 존재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이유다.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외국인 선수 선발, 선수단 관리 운영 등은 모두 구단의 역량이다. 구단들은 시즌에 앞서 트라이아웃을 개최하고, 팀에 맞는 외국인 선수를 선발한다. 이 역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사이먼을 지명한 것과 외국인 선수를 아텀으로 교체한 것 모두 한국전력의 '선택'이었다. 훈련 부적응이나 부상도 넓게 보면 모두 구단 관리 차원의 문제다. 설령 아주 지독한 불운이 겹쳤다 하더라도 특정팀에 특혜를 주기 위한 임시 방편이 허용돼서는 안된다. 최악의 경우 전패로 시즌을 마감하는 한이 있어도 정해진 규정대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돈과 직업이 걸려 있는 프로리그는 사전에 약속된 시스템 하에 정확하게 돌아가야 한다. 과감한 투자와 철저한 준비와 판단을 한 구단이 성적을 내고, 준비와 의지가 부족한 구단이 뒤로 밀리고 도태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다. 특정팀에 대한 구제 방안을 시즌이 한창인 현 시점에 찾으려 하는 것은 프로스포츠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