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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져 돌아온 이승원, 완전체 된 '어벤져스' 연패 탈출 원동력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11-21 05:30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달 28일 하늘이 노래졌다. 주전 세터 이승원이 훈련 도중 왼손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했다. 상처가 아물고 회복하는데 4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팀 내 남은 세터는 신인 이원중 뿐이었다. 당장 부작용이 났다. 이승원이 없는 첫 경기였던 지난달 29일 우리카드와의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대3으로 패했다. 이후 잘 버텼다.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즌 첫 연패가 찾아왔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했다.

주전 공격수들이 비 시즌 동안 이승원과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급한 대로 이원중과 호흡을 맞춘다고 해도 완벽함을 뽐낼 수 없었다. 최 감독도 "원중이가 들어가면 공격수들과 짜임새가 약간 어긋나는 면이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2라운드 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의 목표는 '연패 탈출'이었다. 다행히 분위기 반전을 위한 원동력이 장착됐다. 이승원이 돌아왔다. 경기 투입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왼손에 감았던 붕대도 풀었고 볼 훈련도 잘 소화했다. 결전을 앞두고 최 감독은 "부상 중이었던 이승원이 괜찮다고 해서 후위 때만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승원이가 컵 대회 전에 다쳤던 발목이 회복됐고 몸 상태가 더 올라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승원은 이날 예상보다 빨리 투입됐다. 2세트 1-4로 뒤진 상황에서 이원중 대신 투입돼 5세트까지 경기를 이끌었다. 3세트에선 두 차례 블로킹으로 막판 추격의 불씨를 당기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승원은 "상처는 다 아물었다. 다만 의식적으로 스스로 무서워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훈련을 많이 하면서 심리적인 걸 극복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쉬는 동안 경기를 보면서 배구가 정말 하고 싶었다. 다행히 (이)원중이가 잘해줬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재활을 독하게 했다"고 회상했다.

이승원은 올 시즌 다시 주전 세터로 도약했다. 비 시즌 기간 최 감독이 높은 기대감을 가질 정도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다만 다시 잡은 기회에 대한 부담감 극복이 관건이었다. 이에 대해 이승원은 "책임감을 가지고 강한 마음으로 앞으로 이어나가야 한다. 부담을 가지면 계속 나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부담감은 훈련을 통해 극복하고 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독해진 것 같냐"는 질문에는 "나는 독해지려고 하는데 제3자가 봤을 때 독해졌다고 해야 독해진 것"이라며 재치있게 대답했다.

이승원은 'V리그판 어벤져스'의 공격력을 살려낼 수 있는 토스를 연구 중이다. 그는 "OK저축은행전에서도 파다르에게 많이 올라갔다. 파다르에게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파다르에게 토스가 배달됐다. 다른 공격수도 활용할 수 있게 빨리 상황을 인지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 블로킹이 혼란을 받을 수 있는 토스를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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