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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이 세 글자를 얻기 위해 한선수(33·대한항공)는 11년을 기다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나름의 아픔은 있었다. 뛰어나고 돋보이는 만큼 부담이 컸다. 에이스이자 세터의 숙명. 대한항공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책임은 한선수에게 쏠렸다. 시간이 갈 수록 부담의 무게는 더해졌다. 그 과정에서 한선수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말들도 흘러 나왔다. 일각에선 '한감독'이라는 비아냥도 들려왔다. 여러 '썰'들의 뿌리는 하나였다. 최선을 다 하지 않는다는 것. 간절함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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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대3으로 패했지만 내리 2승을 챙겼다. 이어진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첫 게임을 풀세트 접전 끝에 내줬다. 졌지만 선수들이 승부에 열렬히 집착했다. 특히 한선수가 그랬다.
그 투지로 대한항공이 다시 일어섰다. 2, 3차전을 셧아웃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더니 3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4차전에서도 승리, 챔피언 타이틀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부담, 의심, 비아냥에도 한선수는 굴하지 않았다. 당당히 실력으로 보여줬다. 그토록 꿈꿔왔던 챔피언. 한선수는 그 이름 하나를 위해 11년을 버티고 또 버텨왔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