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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김철수 감독의 눈, 한국전력 바꿔놨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9-23 16:40



한국전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한국전력은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17년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19, 22-25, 25-23, 25-17)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연속 최정상에 올랐다.

'초보 사령탑' 김철수 감독의 지도력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4월 전임 신영철 감독과 결별하고 김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23년여의 시간을 한국전력에서만 몸 담아온 '한전맨'이었다.

하지만 그를 향한 세간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감독 경력이 없다." "사실성 한국전력의 직원이나 다름없다." 김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한 번 지켜보시죠."

외국인선수 펠리페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펠리페는 남자부 트라이아웃 29위, 후순위 선수였다. 그 누구도 펠리페를 주목하지 않았다. 과체중으로 몸이 둔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눈은 다른 곳을 향했다. 마음가짐이었다. "7kg 이상 감량을 약속했다. 모든 게 좋고 특히 마음가짐이 아주 좋은 선수다. 자신있다."

묵묵히 담금질에 몰두하고 있던 김 감독.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주전 세터 강민웅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김 감독은 빠르게 계획을 수정했다. 권영민을 중심으로 팀을 재구성했다. 그리고 방신봉 전진용 공백을 메우기 위한 센터진 강화 작업도 실시했다. 그간 출전이 적었던 안우재 기용 계획을 세웠고, 이재목을 대한항공에서 영입했다.


과감한 선택도 있었다. 주전 리베로 오재성과 후보급 김진수의 경쟁을 예고했다. "그 동안 많이 뛰었다는 건 중요치 않다. 잘 준비되고 훈련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기회를 잡는다."


본격적인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천안·넵스컵. '김철수호'는 화려한 진수식을 했다. 대한항공과의 대회 첫 경기서 3대1 승리를 거뒀다. 펠리페는 25득점을 올렸다. 이후 삼성화재, KB손해보험까지 꺾고 결승에 올랐다. 안우재 이재목 공재학 김진수 등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은 충실히 제 몫을 했다. 전광인 서재덕 기존 주포의 기량 또한 여전했다.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점은 투쟁심이다. 김 감독은 프리시즌 동안 선수단에 강한 승부욕과 투쟁심을 강조했다. 위기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도 불어넣었다. 컵대회를 통해 본 김철수호의 시작, 오늘보단 내일이 더 기대되는 팀이었다.

물론 컵대회 우승에 큰 의미를 둘 순 없다.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숙제도 있다. 세터 권영민의 볼 배급이다. 김 감독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웅 볼에서 바뀌다 보니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2주간은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춰 더 끌어올릴 생각이다."

'초보' 김 감독의 눈이 반짝였다.


천안=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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