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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베테랑 리베로' 최부식 "욕심부려 마흔까지 뛰고싶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1-10 20:42



"회춘했죠."

대한항공의 베테랑 리베로 최부식의 변함없는 활약에 대해 김종민 감독(41)은 만면에 웃음꽃을 피웠다.

최부식은 올해로 37세다. 2000년 프로에 데뷔해 15년간 대한항공에서만 뛰고 있다. 겸손이 먼저였다. 최부식은 "예전보다 순발력과 민첩성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편안하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얘기는 다르다. "현재까지 체력은 젊은 선수들보다 좋다. 타고난 순발력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진 리베로로 손색없다. 이젠 노련미도 붙어서 상대 공격의 코스도 잘 읽는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없었다면, 늦은 나이까지 배구를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부식은 "후배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처지지 않게 노력한다. 심폐지구력 훈련할 때는 내가 최소한 중간 이상을 해줘야 한다"며 웃었다.

최부식은 지난 5일 한국전력전에서 V리그 역사에 남을 명품 디그를 펼쳤다. 상대 공격이 산체스의 몸에 맞고 코트 밖으로 튕겨나간 공을 끝까지 달려가 발을 뻗어 정확하게 동료에게 연결했다. 그리고 상대 공격이 이뤄지기 전에 다시 코트로 복귀해 수비에 참여했다. 점수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팀 동료들은 최부식의 투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최부식은 "경기가 안풀리는 상황이었다.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건 수비밖에 없다. 잡겠다고 뛰어간 건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뛰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후배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플레잉코치인 최부식은 팀 내 최고참답게 후배들의 심리까지 신경써야 한다. 외국인 공격수 산체스부터 '17년 차이' 막내의 어깨도 두드려준다. 리베로라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김 감독은 "최부식의 강점은 자신보다 후배들을 치켜세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때로는 너무 순한 성격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부식은 "리베로는 궂은 일을 뒤에서 다 해줘야 한다. 경기 중에는 공격수들을 치켜세워줘야 한다. 내가 어렵게 디그를 했는데 공격수가 한번에 포인트로 연결시켜줄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V리그 최고령은 아니다. 후인정(41)과 방신봉(40·이상 한국전력)이 여전히 현역선수로 활약 중이다. 동반자는 있다. 현대캐피탈의 플레잉코치 여오현이다. 동갑내기다. 친구의 흔들림 없는 플레이에 선의의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최부식이다.

언제까지 배구를 할 수 있을까. 우선 김 감독에게 최부식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김 감독은 "아직까지 은퇴시킬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부식은 "욕심을 부려 마흔까지 해보고 싶다. 부상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기량이 떨어지거나 좋은 선수가 올라오면 깔끔하게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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