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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우승 주역 로버트랜디 시몬(28·쿠바)이 수술대에 오른다.
시몬의 괴력은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PO) 두 경기에서 증명됐다. 정규리그에서 버텨온 아픈 무릎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팀을 위해 참았다. 팀 의무진은 진통주사를 권했지만, 시몬은 거절했다. 통증을 잊고 경기를 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도 몸이 재산인 시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시몬은 부상을 기술과 풍부한 경험으로 극복했다. 결국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려놓은 시몬은 '1강'으로 평가받았던 삼성화재를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송명근 송희채 이민규 등 국내 선수들도 돋보였지만, 시몬의 활약을 빼고 우승을 논할 수는 없었다.
김 감독이 시몬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것은 기량 뿐만이 아니었다. 인성이었다. 시몬은 분위기에 따라 경기력 편차가 컸던 젊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아줬다. 코트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던 시몬은 젊은 선수들에게 교과서나 다름없었다. 시몬은 젊은 감독이라도 깍듯하게 대했다. 경기가 끝나면 김 감독에게 허리를 굽혀 90도로 인사하는 예의범절도 갖췄다. 이런 인성을 일찌감치 파악했던 김 감독은 시몬을 주장으로 임명하려는 마음을 가지기도 했었다. 시몬은 성숙한 인격을 지난 사람을 뜻하는 '된놈'이기도 했다.
춘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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